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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FE리포트]‘기판 날개 장착’ LG이노텍 기술력 한계 극복할까?

LG이노텍, FC-BGA 첫 투자…패키지 기판 시장 규모 연 10% 성장
카메라 의존도 줄어들 듯…“수요 많아 매출 전체 증가할 것”
기술력 확보 관건…기판 구멍 뚫는 ‘비아(Via)’ 경쟁력 핵심

[FETV=김현호 기자] LG이노텍이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이하 FC-BGA)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이를 미래형 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카메라 모듈에 집중된 매출 부담을 덜어내며 고성장을 기대하는 모양새다. 4000억원 가량이 투자되지만 업계에서는 최대 1조원까지 투자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FC-BGA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진입 장벽인 높은 산업이다. 소수의 기업만 생산하고 있어 공급량도 제한적이다. 다만,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활용 영역이 확산되면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LG이노텍은 통신용 기판 등의 생산능력을 앞세워 고객 경험 혁신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매년 10% 성장” LG이노텍, 기판 제조 능력 키운다=LG이노텍이 PCB(인쇄회로기판) 가운데 하나인 FC-BGA 투자를 결정했다. 이달부터 2024년 4월까지 시설 및 설비에 4130억원이 투자되며 생산 시점은 내년 하반기로 예상되고 있다. 단계적인 투자도 계획했는데 업계에서는 최대 1조원 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에서는 투자 규모만 결정됐을뿐 구체적인 생산시점과 생산공장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거 LG전자 구미 A3공장을 인수해 생산 거점으로 삼겠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또 “투자 금액이 1조원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종 투자 규모는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PCB는 여러 층의 기판을 적층해 회로를 배열한다. 기판 위에 전자부품을 서로 연결하고 부품간 신호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인체의 신경망으로 비유되며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땅을 기판, 건물들 사이의 도로가 회로인 셈이다. 전자기기뿐 아니라 자동차, 항공기 등에도 사용되며 한정된 공간에서 회로를 더 얇고, 더 미세하게 구현하는 것이 기술 개발의 핵심이다.

 

FC-BGA는 반도체칩을 메인기판과 연결해주는 제품이다. 주로 PC, 서버, 네트워크 등의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연결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반도체 패키지기판 중 제조하기가 가장 어려운 제품으로 분류되며 현재 국내에서 FC-BGA를 생산하는 기업은 삼성전기가 유일하다.

 

LG이노텍이 FC-BGA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시장 성장성 때문이다. 미국 전자산업 컨설팅업체인 프리스마크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패키지 기판 시장은 2020년 25% 성장했고 작년에도 27% 성장하는 등 연속 두자릿수 상승세를 탔다. 이 시장은 또 2025년까지 연평균 10%대의 고속 성장이 기대되는 블루오션이다. FC-BGA는 IT 제품에 활용됐지만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으로 산업이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FC-BGA 생산을 공식화하면서 LG이노텍은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의 기판사업부 매출 비중은 전체 10.5%에 그쳤다. 전년 대비 2.3% 줄어든 수치다. 반면,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광학솔루션 사업의 비중은 6% 증가한 77.1%에 달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중심에서 벗어나 서버 및 네트워크, AI, 자율주행 분야로 매출 다각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클라우드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서버·네트워크향 FC-BGA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PC향 FC-BGA도 공급 부족을 초래한 점을 감안하면 LG이노텍의 전체 매출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도의 기술력 예고…정밀하게 구멍 뚫어야=FC-BGA는 대형화가 필요한 분야다. FC-BGA는 이같은 이유 때문에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고, 진입 장벽도 높은 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LG이노텍은 AP를 연결하는데 사용되는 플립칩-칩스케일패키징(FC-CSP)을 생산하고 있지만 FC-BGA 생산능력이 없다. 따라서 기술력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PCB가 전기적 신호를 연결하기 위해선 적층된 기판 사이에 구멍을 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기술은 비아(Via)이다. 지상과 지하를 연결하는 엘리베이터 역할을 하는 셈이다. 기판의 비아는 지름 80㎛(마이크로미터 : 1마이크로미터=A4용지 100분의 1 두께)내 50㎛의 구멍을 정확히 뚫어야 하는 가공 기술을 뜻한다.

 

LG이노텍은 FC-CSP 생산 경험과 더불어 통신용 반도체 기판의 기술력을 앞세워 FC-BGA 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회사는 통신용 반도체 기판 점유율 글로벌 1위 기업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통신용 반도체 기판인 무선주파수 패키지 시스템(RF-SiP)용 기판, 5G 밀리미터파 안테나 패키지(AiP)용 기판은 FC-BGA와 양산공정이 80% 가량 유사하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기판은 8~10개 가량이 적층된다”며 “FC-BGA는 대형화가 필요하지만 적층 규모가 FC-CSP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기판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비아는 달라진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