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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워치+]“철광석 가격이 비싸다고?”...K-조선 '원가와의 전쟁' 나선다

고점대비 크게 줄었지만...잠잠하던 철광석값, 다시 요동쳐
후판으로 지난해 대규모 충당금 설정…상반기 가격 협상 예고
역대급 수주 행진하지만...헤비테일 계약으로 실적 차등 반영

[FETV=김현호 기자] 철광석 가격이 다시 꿈틀거리면서 조선업계의 수심도 덩달아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철강사들이 원자재 가격을 철강 제품에 전가한 만큼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조선사는 철강사들과 후판(두께 6㎜ 이상 두꺼운 철판) 가격 협상을 매년 상·하반기 진행한다. 후판은 선박 제조에 필요한 제품으로 제조원가중 15~20% 가량을 차지한다. 결국 후판 가격 상승폭에 비례해 조선사 부담도 가중되는 셈이다. 지난해 조선사들은 후판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설정한 바 있다. 올해 치열한 가격 협상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철광석 가격 오른다’ 조선업계 위기감=조선업계는 지난해 원자재 가격 부담으로 곤욕을 치렀다. 올해도 '원가와의 전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21일 기준, 국내에 유통된 후판 가격은 톤(t)당 112만원을 기록했다. 고점을 나타낸 지난해 하반기(톤당 130만원) 이후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불황이던 지난 2020년 2월대비 40만원 상승한 상태라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문제는 철광석 가격이다. 철광석 가격이 오르면 철강사들은 이를 생산 제품에 전가하기 때문에 전방산업의 수익성 부담이 재발할 수 있는 상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8일 철광석 가격은 톤당 138.05달러로 집계됐다. 1년새 최저점을 찍은 지난해 11월19일(톤당 89.83달러)과 비교하면 약 50달러 비싼 가격이다. 2월 말쯤 철광석 가격이 150달러를 넘어선다면 작년 8월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점을 나타내게 된다.

 

지난해 철광석 가격은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고 세계 각국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면서 급등한 바 있다. 경기 회복을 위해 철강 수요가 늘자 원자재값이 요동쳤던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12일, 중국 칭다오항에 수입된 철광석 가격은 톤당 237.57달러로 역대 최고치에 달했다. 반면, 최근 가격은 심리적인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의 전쟁 위기로 글로벌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 같다”며 “또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 종료 후 경기부양책을 펼칠 것이란 심리가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글로벌 철광석 생산 비중이 5~6위에 달하는 국가다. 중국의 경우 전세계 최대 철강 생산 및 소비국이다.

 

일반적으로 조선·건설·자동차 등 전방산업은 정해진 공기와 납기를 맞춰야 해 철강사들과 가격 협상에서 ‘을’로 통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후판으로 대규모 일회성 비용을 반영한 조선업계는 올해에도 원자재 부담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한국조선해양은 후판가 인상으로 8960억원의 충당금을 설정했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각각 3720억원, 8000억원을 반영한 바 있다.

 

◆역대급 수주도 원자재 부담 해소 못할 듯=지난해 조선업계는 글로벌 발주량이 급증하면서 오랜 수주 가뭄에서 벗어났다. 한국조선해양은 228억달러 규모의 일감을 수주해 당초 목표치(149억달러)를 뛰어넘었다. 또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연간 수주 목표 대비 모두 130%를 초과했다. 현재 이들 기업 모두 2~3년 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선가도 2009년 7월 이후 12년 만에 150포인트를 넘기며 저가 수주 우려도 불식했다.

 

조선업계 입장에선 고가 선박을 확보한 만큼 원자재 부담을 덜어낼 수 있지만 올해에도 큰 기대는 어려워 보인다. 이는 조선산업의 독특한 계약방식 때문이다. 조선사들은 발주처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적용되기 시작한 헤비테일(heavy tail) 계약으로 선박을 수주한다. 건조 금액 가운데 일부분만 선지급 받고 남은 금액은 인도 단계서 받는 방식이다. 선박 건조 기간이 2~3년 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수주한 선박을 지금 만들더라도 수익은 차등 반영되게 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 비용은 가격 협상 경쟁력 우위에 있는 업체가 주도권을 갖게 된다”며 “공급량이 많고 수요자가 적으면 조선업계에, 수급 상황이 타이트 하면 철강사들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철강사와 협상을 이제 막 진행하고 있어 올해 가격을 미리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