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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출신 오화경 택한 저축은행들…새 저축은행중앙회장 과제는

오화경 신임회장, 총 79표 중 53표 얻어 당선
예보료율 인하·규제 완화 등 풀어야할 숙제로

 

[FETV=홍의현 기자] 제19대 저축은행중앙회장에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가 선출됐다.

 

역대 세 번째 민간 출신 회장이자 최초의 저축은행 대표 출신 회장 타이틀을 거머쥔 오 신임회장은 예금보험료(예보료) 인하와 저축은행 규제 완화 등의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다.

 

17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더케이호텔에서 ‘2022년 저축은행중앙회 제1차 임시총회’를 열고 19대 회장 선거를 진행했다. 투표권을 가진 회원사 79곳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오 회장은 53표를 얻어 회장으로 당선됐다. 경선을 벌였던 이해선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은 25표를 득표했고, 1표는 대리인 자격을 인정받지 못해 무효 처리됐다. 저축은행중앙회장은 회원사 과반이 참석해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어야 당선된다. 오 회장의 임기는 이날부터 3년 동안 이어진다.

 

오 회장은 1960년생으로 성균관대(경영 및 회계학) 학사와 고려대 경영대학원(경영학 재무관리) 석사를 취득한 인물이다. 이후 KMA-Wharton을 수료하고 서울증권 산업분석 애널리스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어서 HSBC코리아 전무, HSBC차이나 코리아데스크 본부장 등을 지내다 아주저축은행(현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이사, 아주캐피탈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하나저축은행 대표 자리에는 지난 2018년 3월 올랐다.

 

민간 출신인 오 회장이 당선된 것은 그동안 수많은 관료 출신 회장들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료 출신 이전 회장들도 대관 네트워크를 내세우면서 업계의 숙원 사업인 예보료 인하를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못했다. 오 회장도 이런 점을 감안해, 당국과의 소통은 ‘자문집단’을 구성해 진행하겠다고 밝혀왔다. 개인적인 네트워크보다는 업계의 문제점을 잘 이해한다는 점과 문제 해결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설득이 통한 것이다.

 

예보료는 금융사가 파산 등의 이유로 고객에게 예금 등을 지급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해 예금보험공사가 금융사로부터 받아 적립한 돈을 말한다. 저축은행의 예보료율은 지난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계기로 올라 은행(0.08%), 보험·증권사(0.15%) 보다 높은 0.4%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과거 부실에 따른 예보료율 인상은 인정하지만, 부실을 일으켰던 저축은행들이 시장에서 퇴출됐고 업계 전반적으로 건전성 지표가 많이 좋아져 지나치게 높은 예보료율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 회장은 예보료율을 0.15%~0.20% 수준으로 조정하도록 당국에 개정을 건의하겠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지역여신비율 규제 완화 ▲저축은행 인수합병(M&A) 규제 철폐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이와 함께 수도권과 지방 저축은행 양극화 해소를 위해 중앙회 주도의 기업투자금융(CIB)협의회를 운영하고, 지방저축은행의 우량 투자처를 발굴해 성장·발전을 돕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 등 업권을 초월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중앙회 차원의 지원책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편리한 금융을 내세우는 인터넷은행들은 수년 전부터 이미 ‘중금리 대출’ 시장 등에서 저축은행들을 위협하고 있다. 무엇보다 힘이 약한 지방의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뿐 아니라 인터넷은행 등과의 경쟁에서도 뒤쳐질 수 있는 만큼, 중앙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며 “오 회장이 민간 출신 대표로서 업계의 목소리를 잘 반영해 전반적인 성장을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금융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산적한 업계 현안을 잘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기대감으로 오 회장이 선출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저축은행중앙회는 같은 날 전무이사로 황정욱 전 금융감독원 경남지원장을 선출했다. 황 신임전무도 이날부터 3년간의 임기를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