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신진 기자] 최근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의 '핀테크 두 형제'가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주주 신뢰 회복과 주가 부양이 공통된 과제로 대두고 있다.
이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와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작년 당기순이익 20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1136억원) 대비 79.7% 증가한 규모다. 여신 성장에 따른 이자이익 확대와 플랫폼·수수료 비즈니스 성장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카카오페이의 수익성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120억원이던 영업손실은 2021년 288억원 손실로 적자폭이 대폭 증가했다. 작년 주식보상비용과 IPO(기업공개) 관련 비용이 371억원 발생한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은 –12.5%에서 –22.6%로 크게 뒷걸음질했다.
두 회사는 손익 측면에서 상반된 행보를 보였지만, 40대 이상 중장년층 고객의 마음을 잡는데는 성공했다. 작년 카카오뱅크에 유입된 40대 이상 고객의 순증 비중은 60%다. 그 결과 2020년 40대(345만명)였던 고객 수는 2021년(411만명)으로 66만명 증가했다. 50대 이상 고객은 2020년(167만명)에서 작년(228명)까지 61만명, 60대 고객수도 48만명에서 76만명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고객 유입에 힘입어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는 지난 한해 동안 255만명이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의 40대 고객 비중은 2020년, 2021년 각각 23%를 유지했다. 50대 고객(16%→18%)은 2%포인트(p), 60대 고객(6%→9%)은 3%p 증가했다. 현재 카카오페이의 사용자는 10~30대 청년층과 중장년층의 비중이 절반씩을 차지하고 있다.
고객 증가는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특히 40대 이상 고객은 경제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고객층으로 전통적인 금융권 '큰 손'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수'와 고객이 유발하는 '트래픽'"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성장은 2021년 규모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 때문에 카카오뱅크의 시장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객 확보 측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지만 카카오 금융형제가 풀어야할 숙제도 있다. 하락한 신뢰 회복이다. 카카오페이는 작년 주요경영진이 상장 40여일 만에 대거 스톡옵션을 행사하며 이른마 '먹튀' 논란이 일었다. 이는 곧 주가와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졌으며, 소액 주주들의 큰 화를 불러 일으켰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는 실적발표 자리에서 "카카오페이 상장 이후 스톡옵션 매도 이슈가 발생한 데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카카오페이에 남은 5명의 경영진은 책임 경영을 위해 주식 재매입을 결정했고, 대표 임기 동안 보유주식을 매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나아가 카카오페이는 올해 핵심 사업 방향을 'Back to the Basic'으로 정했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이다.
카카오뱅크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52주 최저가(3만9550원)까지 떨어지며 공모가(3만9000원) 근처까지 고꾸라졌다. 지난 7일에는 보호예수 해제로 인해 시장에 물량이 대거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전장 대비 소폭 상승한 주가로 거래를 마쳤다. 오버행(잠재적인 과잉물량) 이슈는 무난히 넘어가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성장 동력이 다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윤 대표는 "전월세보증금담보대출, 신규주택담보대출, 기업대출 등 여신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성장의 내실을 다질 것이며, 외부 규제 및 환경으로 인해 작년 성장폭보다는 낮겠지만 여전히 10%대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