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성우창 기자] 올해 들어 국내 금융투자사들이 다양한 이종업체와 업무협약(MOU)이 맺고 있다. 앞서 체결한 MOU를 통해 신상품 출시 등 성과를 낸 사례가 많아 그 결과가 주목된다.

업무협약은 기업 간 업무적인 제휴 관계를 맺기 위한 협동 조약으로 계획 중이거나 새로운 업무를 수행하고자 외부업체의 지원을 받거나, 기업 대표자 간 협조해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체결하는 관계를 말한다. 

10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간 주요 증권사들이 여러 건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롯데건설과 부동산 개발사업 공동추진 관련 협약을 맺어 프로젝트 자금조달과 금융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KB증권은 보험독립대리점(GA) 아이에프에이와 공동마케팅 협약을 맺었다. 신한금융투자는 연세대학교 바이오헬스기술지주회사와 협업한다. 신영증권은 계명대학교 및 동산병원과 유산기부 신탁·계획기부 문화 발전을 위한 두 건의 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지난해 금투업계는 수십 건에 달하는 업무협약이 체결됐으며, 이중 상당수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대미술 갤러리 가나아트, 글로벌 명품브랜드 불가리코리아, 의료인 지원 플랫폼 케이닥, 부동산 플랫폼 리얼티코리아, 다수 법무법인 등 다수 외부업체와 패밀리오피스 관련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을 기반으로 전문 법률 서비스는 물론 초고액자산가들이 원하는 아트·명품·보석·부동산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관련 세미나를 진행했다.

금융계 화두였던 마이데이터 사업 관련 업무협약도 다수 있었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이 카드·신용평가정보·정보기술(IT) 기업 등과 협약을 맺어 마이데이터 기반 구축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거나 기술지원을 받았다. 이렇게 얻은 성과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그대로 활용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의 업무협약도 활발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한국산업기술대학교 등과 기금 운용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외부위탁운용(OCIO) 기반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향후 OCIO 시장에서 더욱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로 삼았다. 한화자산운용은 미국 지수 정보 업체 엠브이인덱스솔루션(MVIS)과 협약을 맺어 최근 희토류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놓는 등 신상품 출시에 도움을 받았다.

업무협약 성과가 나오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린 경우도 있다. SK증권은 지난해 서남해안개발·에스오에스랩 등과 스마트시티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스마트시티 개발계획·연구개발·투자유치 등에 도움을 주며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다. 대규모 인프라 사업인 만큼 당장 실적이 드러나지는 않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로부터 지역거점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대상자에 선정돼 3년간 최대 240억원이 들어오는 등 관련 사업은 꾸준히 진행 중이다.

SK증권 관계자는 "스마트시티추진실을 신설해 여러 일을 진행하고 있으며 당장의 수익을 위한 목적보다 관련 도시 계획 컨설팅 등 실제 사업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식을 제공하려는 목적"이라며 "스마트시티가 4차 산업혁명의 집약체인 만큼 업그레이드 되는 자사 리서치가 다시 투자자들께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업무협약이란 양 업체가 모여 어떤 사업을 시도해보고자 하는 약속과 같은 성격도 있는 만큼, 환경이 바뀌어 목표했던 사업이 여의치 않은 경우 그대로 엎어지는 경우도 있다"며 "이때문에 현업에서도 협약 진행에 신중하며 드러나지 않은 협약도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