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뚜린시가 ‘채식주의 도시’를 추진 중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데이는 이탈리아 북부의 주요공업도시인 뚜린시가 30대 여성시장을 새롭게 맞아 이탈리아 역사상 최초의 ‘채식주의 도시’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뚜린시의 신임 시장으로 선출된 끼아라 아뻰디노(Chiara Appendino)는 선거공약에서 약속한바 대로 시를 이탈리아 최초의 ‘채식주의 도시’로 탈바꿈 시키는데 최우선적으로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아뻰디노 시장은 23년간의 좌파시장들의 집권을 물리치고 지난달 뚜린시장 선거에서 55% 지지율로 파란을 일으키며 당선됐다. 현재 이탈리아 전역의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TV코메디언 출신의 창당대표인 베뻬 그릴로(Beppe Grillo)가 이끄는 오성운동당(M5S, Five Star Movement Party)의 떠오르는 정치스타이다.
당대표인 베뻬 그릴로가 종종 자신의 블로그에 채식주의에 대한 예찬론을 펼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같은 당의 부대표이며 원내대표이기도 한 루이지 이 마이오드(Luigi Di Maiod) 역시 자신의 30번째 생일을 채식 케이크로 축하하기도 했다.
알프스를 낀 북부 삐에드몬트 지역의 겨울 휴양도시로 유명한 뚜린시는 아이러니하게도 이탈리아 내에서 겨울에 먹는 따끈한 전통 고기스튜인 ‘볼리또 미스또(bollito misto)’로도 유명한 도시이다.
그러나 최근 30개가 넘는 ‘전문 채식주의 레스토랑’들이 이미 성업 중이고 현재도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아울러 1986에 시작된 ‘슬로우 푸드 운동’ 발상지인 브라시도 근처에 위치해 채식주의와 관련된 역사와 지리적인 배경까지도 가지고 있다.
신임 시장은 이번 선거 공약집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를 채식주의 도시로 유도할 것인지는 밝혀져 있지 않지만 학교교육과 연계한 일련의 예시들만이 언급돼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 각 지자체들에서 추진하는 도시 특화산업이나 축제 등의 테마선정에서 그 특색을 찾아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뚜린시처럼 세계적인 채식주의 붐에 맞춰 우리나라에서도 ‘채식주의’ 산업이나 축제, 교육과 실습 등을 지자체들에서 새로운 테마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우리의 식문화나 정서상 뚜린시처럼 1년 365일 채식주의인 도시 등을 추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따라서 연중 일정 기간 동안 만 축제로 추진하거나 뚜린시처럼 도시전체가 아닌 시장이나 거리 등 일정 지역만을 대상으로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오해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