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현대건설이 과천 재건축 사업에 다시 한번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2017년 과천주공 1단지 재건축사업에 입찰한 지 5년 만이다. 현대건설은 건설사와 브랜드에 대한 높은 인지도를 내세워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상황이 100%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재건축 사업지에 도전장을 내민 곳이 현대건설을 포함해 건설사가 무려 6곳에 달한다.
특히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사업에 입찰하는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브랜드가 인근에 있어 브랜드 타운을 형성할 수 있다는 메리트는 가장 큰 복병으로 여겨진다. 다만 대우건설을 품에 안은 중흥그룹이 수익성 위주의 사업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출혈경쟁이 예상되는 이번 사업에서 발을 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높은 건설사·브랜드 인지도 타고 과천주공 8·9단지 수주 나서는 현대건설=26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 조합은 최근 시공사 입찰 마감을 오는 3월 3일로 결정하고, 한 달 뒤인 4월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뽑는다는 계획을 내놨다. 조합에 따르면 현재까지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는 현대건설을 비롯해 대우건설,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DL이앤씨, 호반건설 등 6곳이다.
6파전이 예고된 이번 수주전에서 가장 우세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다. 현대건설의 경우 건설사와 브랜드의 높은 인지도가 무기다. 건설사와 해당 건설사의 브랜드가 향후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린다는 시각에서다.
실제 부동산114가 지난해 11월 15일 발표한 ‘2021년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에 따르면 건설사 및 브랜드 가치가 아파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10명 중 9명(92.44%)은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건설사 가격 영향도는 2016년부터 최근까지 줄곧 90%를 넘고 있어 아파트 건설사가 아파트 가격에 꾸준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건설이 건설사 가운데서 가장 인지도가 높다는 통계도 나온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건설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으로 현대건설에 대한 응답률이 37.08%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삼성물산(13.23%), GS건설(9.62%), 대우건설(9.22%), 포스코건설(4.19%)순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순위에서는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가 16.67%의 응답을 받으며 3위를 기록했지만, 1위인 삼성물산 래미안(28.07%)과의 격차가 크진 않았다. 현대건설이 매년 국토부가 발행하는 시공능력평가에서 2위에 올라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과거 과천주공1단지서 이미 승리한 대우건설…브랜드 타운 잇점 살린다=다만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시공순위나 인지도에서 현대건설이 타 건설사보다 우위에 서 있지만, 과거 현대건설이 2017년 입찰에 참여한 과천주공 1단지 재건축사업에서 대우건설에 참패한 전적이 있어서다.
과천주공 8·9단지 인근에 과천푸르지오 써밋아파트와 과천센트럴파크 푸르지오써밋아파트가 있어 대우건설이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사업을 수주할 경우 푸르지오 브랜드 타운이 만들어지는 것도 무시 못 할 변수다. 일반적으로 브랜드 타운이 형성되면 실수요자 입장에서 대단지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을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사업에서 2강으로 손꼽는 이유다.
업계 일각에서는 대우건설이 발을 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대우건설을 품에 안은 중흥그룹에서 과도한 출혈경쟁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과천주공8·9단지의 경우 서울 강남과 가까워 ‘준강남’으로 불리는 만큼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건설사들의 출혈경쟁이 예상된다”며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원하는 중흥그룹에서 과도한 경쟁은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을 비롯한 6개의 건설사가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사업에 참여한 가운데 우승의 향배를 가를 키워드는 제안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승자의 손을 들어줄 조합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제안서에 들어가는 이주비 지원이라서다.
이주를 위해서는 전세금이 필요한데 대출은 막히고 예상되는 전세금은 최소 7억~10억원에 달하니 조합원들의 최대 관심사가 이주비 지원에 쏠린다는 게 조합측 설명이다. 이형진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 조합장은 “현재 이주비 대출 제안 가지고는 어림없다. 이주비에 대한 추가 지원이 절실하다”며 “조합원들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제안서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