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1단계 모의실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현재 2단계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오는 6월 이후에는 금융기관 등과 협력해 CBDC 활용성 실험과 기술 검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CBDC 바람이 한창인 만큼 한은이 기술적 구현 환경을 갖출 수 있을지 이목이 모인다.
24일 한은은 CBDC 모의실험 연구사업 1단계를 지난달 완료한 뒤 2단계 사업을 차질없이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2단계에서는 1단계 결과를 기반으로 다양한 추가 기능(오프라인 결제 등) 구현 및 신기술(개인정보보호 강화기술 등) 적용 가능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한은은 1단계 사업에서 클라우드에 모의실험 환경을 조성하고 구현한 CBDC의 기본 기능(제조·발행·유통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운영방식은 중앙은행이 CBDC를 제조 발행하면 참가기관이 이용자에 유통하는 혼합형으로 구축했다. CBDC 시스템을 크게 ‘한국은행시스템’, ‘참가기관시스템’, ‘이용자시스템’, ‘(가상)대외시스템’, ‘원장관리시스템’으로 구성한 뒤 세부 업무에 따라 하부 시스템으로 조직했다.
![[자료 한국은행]](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104/art_16429987120393_7f68d7.jpg)
세부적으로는 CBDC 제조·폐기 시스템, 발권시스템, 유통시스탬, 모바일 앱, 원장관리시스템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원장관리시스템은 이더리움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다른 상용 블록체인 플랫폼과 무관하게 한은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허가형 분산원장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여기에 한은과 5개 참가기관이 참여하는 것으로 가정해 적용했다.
제조, 발행, 유통, 환수, 폐기 등 CBDC 업무는 한은과 참가기관, 이용자가 소지한 전자지갑을 통해 수행하는 방식이다. 한은은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 CBDC를 담는 것을 가정해 기능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6월까지 진행되는 2단계 사업에서는 인터넷 통신망이 단절된 상태에서 송금과 대금결제(오프라인 결제), 디지털자산 거래, 국가간 송금 등 CBDC 추가 기능을 구현한다. 특히 오프라인 결제의 경우 CBDC 송금인과 수취인의 전산기기(모바일기기·IC카드 등)가 모두 인터넷 통신망에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해당 기기에 탑재된 자체 통신기능을 통해 거래가 가능하도록 구현한다.
디지털자산 거래는 여타 분산원장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디지털 예술품, 저작권 등을 CBDC로 거래할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을 지원하며, 타 국가의 CBDC 시스템과의 연계를 통해 국가간 송금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프로토타입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개인정보보호 강화기술도 점검한다. CBDC 거래 처리 성능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이용자의 주요 민감정보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개인정보보호 강화기술(Privacy Enhancing Technologies) 활용 방안을 점검하며, CBDC가 다양한 지급결제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충분한 성능이 확보되도록 분산원장 처리성능 확장기술의 적용 가능성도 검토한다.
한은 관계자는 “2단계 사업 종료 후, 1단계 사업 결과를 포함해 CBDC 모의실험 연구사업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수행할 계획”이라며 “2단계 사업이 종료되는 오는 6월 이후 가상환경에 조성된 CBDC 모의실험 환경을 실제 서비스 환경과 유사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금융기관 등과 협력해 활용성 실험과 기술 검증을 확대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