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사진=메리츠금융지주]](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104/art_16429847222278_b7c7ec.jpg)
[FETV=홍의현 기자] 대대적인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는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굴기가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계열사들의 호실적에 더불어 주가 상승까지 이뤄낸 메리츠금융지주는 올해도 이 같은 주주환원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등 메리츠 3사는 지난 21일 종가 기준 각각 5만900원, 5만2800원, 6440원의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장이 처음 열린 1월 4일보다 각각 425%(9680원), 270%(1만4250원), 78%(3615원)씩 오른 수치다. 2021년 연간 주가 수익률만 놓고 봐도 메리츠금융지주 348.5%, 메리츠화재 129.8%, 메리츠증권 40.5%에 달한다.
메리츠 3사의 이 같은 주가 급등은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대대적인 자사주 매입에 따른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메리츠 3사는 지난해 5월, 공정공시를 통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10% 수준의 배당을 유지하고,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실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자 주가는 급락했다. 공시 이후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의 주가 변동 폭은 각각 –15.6%, -16.8%, -13.8%였다. 이는 기존 배당 성향이 많게는 89.3%에서 적게는 37.6% 수준이었고, 구체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한 계획이 공개되지 않은 탓이었다.
약 한 달 뒤 메리츠 3사는 잇따라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 체결 결정을 공시했다. 지난해 3월부터 3사가 동시에 진행하던 1차 자사주 매입이 완료됨에 따라 곧바로 2차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것이다. 이후 계속해서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으며, 메리츠금융지주(1500억원 규모)와 메리츠증권(3400억원 규모)은 모두 세 차례, 메리츠화재(3100억원 규모)는 네 차례 자사주 매입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메리츠 3사는 배당 성향 확대만이 유일한 주주환원 정책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하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것 또한 주주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시작된 메리츠 3사의 자사주 매입 신탁은 현재 진행형”이라며 “진행 중인 자사주 매입 작업이 마무리되면 또다시 매입을 진행할 것으로 기대한다.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제고돼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과 함께 기록한 호실적도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467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세 분기 만에 지난 한 해 실적을 뛰어넘은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였다. 같은 기간 메리츠증권도 전년 동기 대비 17.7% 늘어난 191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과감한 결단으로 메리츠 3사의 호재를 이끈 조정호 회장에게 관심이 쏠린다. 조 회장은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4남 1녀 가운데 막내로 1958년 태어났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에서 금융전공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대한항공 차장으로 근무하다 한일증권, 한진투자증권을 거쳐 한진그룹 계열이었던 동양화재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한진투자증권과 동양증권을 각각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로 바꾼 뒤 메리츠증권 회장 자리에 올랐으며, 메리츠금융그룹을 출범시킨 뒤 현재는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조 회장은 그룹에 인재‧성과중심 경영 철학을 심어 그룹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얻는다. 특히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과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등 전문경영인들이 소신 경영을 하도록 전권을 맡기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 관계자는 “과거 메리츠금융의 주주환원 정책은 ‘고배당’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배당은 조금 줄이고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실제 주가를 많이 올리면서 주주환원을 이루는 것으로 방법이 바뀌었다”며 “올해도 이 같은 기조는 각사의 상황에 따라 계속 이어나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