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폐'는 같은데...희비갈린 신라젠·맘스터치 주주들

 

[FETV=성우창 기자] 신라젠과 맘스터치 주주들이 '상장 폐지'라는 같은 상황 앞에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있다. 

 

신라젠 주주들은 상장 폐지로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될 위기에 반발하고 나선 반면 맘스터치의 주주들은 이를 호재로 평가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제약회사 신라젠의 상폐를 결정했다. 신약 개발이 난항을 겪고 제품군이 줄어드는 등 기업가치가 계속 유지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5월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 후 1년 8개월 만이다. 다음 달 18일 내 열리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당일 최대 주주(18.23%) 엠투엔은 전장 대비 하한가를 기록, 8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도 13.87% 하락해 7020원에 마감했다.

 

이에 17만4186명, 보유 지분 92.60%에 이르는 신라젠 소액주주들이 반발했다. 상폐가 결정되면 정리매매 단계에서 주가가 크게 떨어지고, 장외거래도 거래량이 드물고 가치가 매우 낮아지기 때문이다. 신라젠 주주연합은 전날 거래소에서 집회를 하며 신약 개발은 순조로우며 재무 상태도 개선됐다고 강조, 거래재개를 주장했다.

 

반면 패스트푸드 브랜드 맘스터치도 최근 자진 상폐를 결정했다. 맘스터치 최대 주주 한국에프앤비홀딩스가 자사주를 제외한 잔여지분 15.80%를 공개 매수하겠다고 공시한 것이다. 기간은 다음 달 15일까지, 공개매수가는 6200원으로 책정됐다. 에프앤비홀딩스는 상장폐지 이후에도 6개월간 공개매수가격으로 매수를 계속한다고 밝혔다.

 

이에 당일 맘스터치의 주가는 전장 대비 17.88% 급등한 6130원에 마감했다. 주주들의 반응도 좋다. 한 온라인 게시판에는 '한국에 몇 안 되는 좋은 기업', '맘스터치 사장님 수고 많으셨어요' 등 좋은 반응이 다수 나타났다. 같은 상장폐지지만 신라젠과 전혀 다른 현상을 보인 것이다.

 

신라젠이 밟고 있는 일반적인 상폐 절차는 한 상장기업이 사업보고서 미제출, 완전자본잠식 등 사유로 증시에서 거래되기 부적격하다고 판단될 경우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에서 퇴출하는 것을 말한다. 장외시장으로 쫓겨나므로 개인 간 거래가 어려워지며, 회사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이므로 투자 매력을 잃게 된다.

 

그러나 맘스터치가 진행 중인 자진 상장폐지는 회사에 문제는 없지만 스스로 주식거래시장에서 물러나겠다는 의미다. 주식 거래량이 적고 가격이 낮아 자금 확보에 도움이 되지 않을 때, 따라서 대주주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거의 없을 때 고려된다. 이때 시중에 풀린 주식을 회수하려 공개매수를 실시하는데, 대체로 공개매수가는 현재 주가보다 높은 경우가 많아 보통 호재로 평가받는다.


한편 신라젠이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상장폐지가 확정되지 않고 개선 기간 부여가 결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상장폐지가 확정되더라도 신라젠이 이에 이의제기한다면, 시장위는 재심의를 해야만 한다. 재심의가 실패하더라도 법원에 불복소송을 제기할 경우 정리매매는 중단된 채 판결을 기다리게 된다. 지난 2018년 상장폐지가 결정된 감마누가 대법원판결 끝에 승소, 번복된 유일한 사례가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설사 상폐가 되더라도 추후 기업이 살아나 재상장될 수 있다"며 "단 과거 JS전선, 알루코(전 동양강철), 만도, 진로, 애강리메텍 정도만이 성공해 가능성은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