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반도체 품귀현상 등으로 곤혹을 치른 가운데 현대모비스가 올해 반도체 수급난과 해운 대란 등 이중고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공급망은 내년에야 개선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컨테이너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물류비가 치솟는 형국이다. 현대모비스 입장에선 반갑지 않은 환경들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사업을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개화하면서 현대자동차는 판매 목표치를 높여 잡은 상태다. 현대모비스 입장에선 고부가가치인 전기차 부품으로 수익성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전동화 사업에서 2년 만에 1조원 이상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물류비 악재 지난해 이어 올해도 지속될듯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올해에도 수급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023년에야 공급난이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제조사들은 마진이 낮은 탓에 생산량 확대를 주저하고 있고 생산 기업도 소수라 공급망 정상화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 것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차량용 반도체 주문량은 제조사들의 생산능력을 이미 초과한 상태다.
컨테이너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글로벌 물류난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추세다. 컨테이너선사의 운임 지표로 활용되는 SCFI(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는 역사상 최고 수준이며 항만 적체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덴마크 해운분석업체 씨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북미 항만의 혼잡도 지수는 40, 유럽은 49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67%, 75% 오른 것으로 특히 유럽은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항만을 24시간 가동하고 컨테이너를 쌓아 놓는 선사들에 벌금까지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운업계는 컨테이너 배송 기사가 없다면 물류난 해소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력 충원을 위해 이민법까지 고쳐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자동차 부품사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난과 물류난 이슈는 올해 하반기 정도에나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여러 변수가 존재해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완성차 부품을 생산해 수출까지 하는 현대모비스 입장에선 이중고에 둘러싸인 셈이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완성차 시장의 생산 차질과 물류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모듈 사업은 적자 전환됐고 A/S는 수익성이 악화됐다. 증권업계에서는 물류비로만 약 11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 대체…전동화도 성장할까=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화하면서 전동화 사업은 탄력을 받을 것이란 시각도 우세하다. 세계 각국은 탄소중립을 위해 내연기관차의 종말을 앞당기고 있는 추세다. 자연스레 친환경차의 비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자동차 부품사도 단순 기계구동부품에서 각종 전장(자동차에 들어가는 전기·전자장비)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탈바꿈돼야 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연간 전기차 판매 목표치를 22만대로 설정했다. 지난해 판매량이 10만여대인 점을 고려하면 50% 이상 늘린 것이다. 특히 미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계산이다. 미국의 연 자동차 판매량은 1500만대에 달하지만 전기차 비중은 5%에 그친다. 이를 위해 미국은 2030년 판매되는 신차의 50%를 전기차로 꾸리기로 했다. 이에 발맞춰 올해 현대차그룹도 아이오닉 브랜드와 제네시스 전기차 모델 등을 미국에 줄줄이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전력제어장치(PCU), 파워트레인 등을 생산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량에 탑재되는 대부분의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에 탑재되는 PE모듈도 생산 중이다. PE모듈은 구동용 모터와 감속기, 인버터 등으로 구성된 부품으로 내연기관차의 ‘엔진’ 역할을 담당한다. 이밖에 수소 생태계 조성에 핵심이 되는 수소전지 시스템 또한 생산·개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사업은 지난 2020년 3분기, 처음으로 1조원대 매출을 돌파했고 작년 4분기에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E-GMP 기반의 아이오닉5와 GV60 등 전동화 모델의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어 올해에는 2조원대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친환경차 이외에도 자율주행과 PBV(다목적 모빌리티) 등 미래 모빌리티 영역에서도 회사의 활용도가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는 완성차 증산, 전기차 판매 증가에 따라 실적 개선과 성장 기대 제고가 가능해 보여 작년과 다른 모습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동화 부문은 아이오닉5와 EV6 생산 본격화 및 전기차 라인업 확대로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E-GMP 기반 BEV(배터리전기차) 생산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으로 전동화 사업의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