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승현 기자]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신년사에서 넷마블의 지난 2년은 경쟁력을 잃은 시기였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넷마블은 해당 기간 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 등 이른바 '3N' 가운데 가장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이처럼 고초를 겪은 넷마블이 해외사업부를 통해 재도약 실마리 찾기에 나섰다.
넷마블은 2021년 3분기 기준, 국내를 제외한 해외 사업 매출 비중이 70%에 달하는 등 해외사업이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넷마블은 글로벌 역량 강화와 더불어 신사업 개척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넷마블 최고경영진이 최근 이승원 前 각자대표를 글로벌 총괄 사장으로 승진 발탁한 것도 이같은 포석의 일환이다.

방준혁 의장은 신년사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지난 2년간은 넷마블에게 잃어버린 경쟁력의 시기”라고 평가하며, “강한 넷마블, 건강한 넷마블은 정착되고 완성될 때까지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방준혁 의장은 지난 2020년부터 ‘강한 넷마블’을 주문했다. 하지만 방준혁 의장 입장에선 아직까지 자신이 원하는 수기의 성과를 얻지 못한 실정이다.
넷마블은 최근 2년간 다소 아쉬운 실적을 보였다. 지난 2020년, 넥슨은 연 매출 3조원에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엔씨소프트도 매출 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부문에서는 넷마블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수익성은 조금 다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영업이익 8000억원을 공시, 2720억원을 보인 넷마블과 편차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이들 3N(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실적이 모두 동반 하락했다.

경쟁사에 비해 다소 부진한 실적을 보였던 넷마블이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많이 존재한다. 우선 월등히 높은 해외 매출 비중이다. 넷마블의 지난해 3분기 해외 매출액은 4260억원에 달했다. 이는 넷마블 전체 매출액에서 7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특히, 북미•유럽 시장에서 전체 매출의 43%를 견인했다. 같은 기간 넥슨의 서구권 시장 매출 비중은 6%, 엔씨소프트는 5% 안팎과 비교하면 엄청난 비율이다.
서구권 시장은 현재 사실상 폐쇄에 가까운 중국 시장과 포화 된 동남아시아 시장과 비교되는 글로벌 시장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서구권을 향해 새로운 블루오션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국내 대다수 게임사들이 북미•유럽 시장으로 세력 확장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넷마블은 지난 2017년 북미 모바일게임사 ‘잼시티(쿠키잼, 해리포터 개발사)’를 인수, 2018년에는 ‘카밤(마블 컨테스트 오브 챔피언스 개발사)’을 인수했다. 발 빠르게 움직인 덕분에, 넷마블은 서구권 시장에서 준수한 실적을 견인할 수 있다. 특히, 카밤의 ‘마블 컨테스트 오브 챔피언스’는 지난 3년간 넷마블 게임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넷마블은 최근 사내 인사조직을 개편하며, 이승원 前 각자대표를 글로벌 총괄 사장으로 승진 발령을 내렸다. 넷마블은 지난 2020년부터 권영식•이승원 공동대표 체제로 회사를 운영했다. 권영식 대표는 게임 사업을 총괄했고, 이승원 前 대표는 경영전략과 글로벌 마케팅 등을 담당하는 등 역할 분담했다.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이승원 사장은 직접 넷마블의 북미 자회사를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해외에서 견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넷마블은 향후 NFT와 P2E(Play to Earn) 등 신사업 개척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P2E 게임의 경우 국내 서비스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이 해외 게임시장 공략에 다소 적극적 자세를 견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넷마블의 북미 자회사 잼시티는 최근 P2E 게임 ‘챔피언스: 어센션’을 공개했다.
블록체인 산업이 게임 산업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는 가운데 넷마블은 해외 자회사에 대한 자사의 영향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넷마블은 임원 인사 개편과 더불어 블록체인 전담조직까지 갖춘 것으로 알려진 넷마블은 올해 해외 신사업 시장에서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게 방준혁 의장의 계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