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신진 기자]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인터넷전문은행 1·2호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카카오뱅크는 5만6000원으로 전날 대비 400원(0.72%)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첫 상장일인 지난해 8월 6일(6만9800원)과 비교해서는 19.7% 하락했다. 카카오뱅크가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날 케이뱅크는 장외거래에서 일반투자자들 사이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장외거래소인 서울거래 비상장에서 주당 1만2000원으로 첫 거래를 기록한 이후 어제(6일) 기준으로는 2만600원에 거래액을 형성했다. 첫날 대비 71%나 상승한 규모다.
주가는 정반대의 방향을 그리고 있지만, 두 인터넷전문은행은 모두 지난 1년간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의 올 3분기 누적순익은 1679억원으로 1년 전 859억원 대비 95.6% 대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는 84원의 누적 순익을 기록했다. 전년동기(-703억원)에서 흑자로 전환한데 이어 무려 112%나 성장한 것이다. 작년 은행업 전반이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들도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두 은행 모두 전년 대비 2배가 넘는 실적을 거두는 셈이다.
카카오뱅크 주가가 연일 내림세를 걷는 것은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부담) 우려가 반영된 결과란 분석이다. 카카오뱅크는 다음달 6월, 6개월의 의무보유 확약 물량에 대한 보호예수가 종료될 예정이다. 1326만주에 달하는 물량이 매물로 빠져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 9월 1개월의 의무보유 확약이 풀린 기관투자자 물량이 매도되면서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한 차례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보수적인 대출 운영도 카카오뱅크의 매력을 반감,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올해에도 고신용고객에게 신규 신용대출을 중단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0월 이미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신규를 중단한 상태로, 올해에도 이같은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중저신용 고객에 대한 대출 확대 조치이지만, 고신용자 고객에게는 대출길이 막혔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상 기업 대출 취급에 한계가 있고, 중금리 대출 취급 강제로 신용대출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전월세자금, 모기지 등 부동산 자금 중심의 높은 성장률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케이뱅크는 성장 '가능성'에 따른 기대감이 장외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란 분석이다. 케이뱅크는 최근 기존 1억5000만원 한도이던 신용대출을 2억5000만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 외 마이너스통장(1억→1억5000만원), 신용대출 플러스(1억→1억5000만원)도 각각 한도가 증가했다. 이 때문에 금융권은 갈 곳을 잃은 고신용자들이 케이뱅크로 발길을 돌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케이뱅크는 중저신용고객에게 이자와 보험료 지원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한다.
케이뱅크는 2023년 목표하던 상장을 올해 말 앞당겨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작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로 급성장한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작년 5월 유상증자에도 성공했으며, 올해 첫 흑자 전환을 앞두고 있어 상장 시기를 앞당겼다.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은 임직원들에게 “2022년에는 케이뱅크만의 차별화된 노력을 통해 디지털금융 플랫폼으로 확실히 자리 잡아야 한다”며 “대내외 금융환경을 고려해 탄력적인 기업공개(IPO) 추진이 가능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