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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의 잇따른 ‘비보험 출신’ 인재 영입, 왜

디지털 전환·신사업 추진 등 시장 변화에 '전문성' 커져

 

[FETV=홍의현 기자] 금융회사 가운데에서도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가진 보험사들이 '보험' 경력이 없는 인재들을 대거 영입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신사업 추진’ 등 보험업을 넘어선 다양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구축에 필요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 홍선기‧박준규 상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두 사람은 디지털 부문과 글로벌사업 부문의 전문가로 보험 경력은 없다. 홍 부사장은 1971년생으로 카이스트에서 학사와 석‧박사를 모두 취득한 인재다. 구글 프로덕트 매니저, 현대카드 디지털사업본부 상무, 아마존웹서비스 경영진 기술 파트너 등으로 근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삼성생명에는 지난해 6월 입사해 디지털부문 최고경영자(CEO) 보좌역을 담당하고 있다.

 

박준규 부사장은 1975년생으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취득한 뒤 행정고시 41회로 기획재정부에 몸담았다.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파견근무를 경험했으며, 기획재정부 외신대변인, 국제기구과장 등을 역임하다 삼성경제연구소 금융산업실 상무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생명에는 2018년 4월 입사해 자산PF운용팀 상무, 전략투자사업부장 상무, 해외신성장팀장 상무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글로벌사업팀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2015년 보험업계에 첫발을 디딘 김승호 현대해상 전무도 최근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1963년생인 김 부사장은 고려대 졸업 후 국민은행의 전신인 장기신용은행으로 입행한 뒤 국민은행 팀장으로 재직하다 KB자산운용 상무로 이직했다. 이곳에서는 대체투자본부장, 기업투자본부장 등을 지냈고 2015년 7월 현대해상에 자산운용본부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2019년 전무로 승진한 바 있다.

 

이처럼 비보험 출신 인사들의 성공 사례가 이어지자 업계 전반에서 부문별 전문 인사를 영입하는 흐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하상우 경영전략실장 부사장과 이한샘 경영전략실 상무를 영입했다. 하 부사장은 1972년생으로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뒤 AT커니코리아 대표와 PWC스트래티지앤드 대표를 지낸 금융컨설팅 전문가로 평가된다. 또한 이 상무는 1980년생으로 서울대와 미국 조지워싱턴대 비즈니스스쿨 회계학 석사를 졸업한 뒤 금융위원회에서 자본시장, 자산운용, 중소금융, 산업금융, 금융혁신 등의 업무를 수행해온 젊은 관료 출신이다. 교보생명도 지난해 9월 플랫폼개발1팀장 자리에 김종훈 상무를 영입했다. 김 상무는 1971년생으로 연세대를 졸업한 뒤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네이트사업부장, AI컨텐트사업부장, 모빌리티사업본부장, 그룹장 및 네이트본부장을 역임한 플랫폼 사업 전문가다.

 

롯데손해보험은 차기 대표이사에 40대인 이은호 전무를 후보로 선정했다. 이 후보는 고려대와 인시아드 경영학 석사(MBA)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선임연구원으로 사회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올리버와이만 상무, AT커니 파트너, PwC컨설팅 파트너로 재직한 경력이 있다. 금융사의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고 자문을 제공해온 만큼, 롯데손보의 혁신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다. 롯데손보는 또 최고내부통제책임자(CCO)와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자리에 각각 도종택, 오경 상무를 영입했다. 도 상무는 금융감독원에서 시민금융상담과 소비자보호총괄국 팀장, 분쟁조정국 부국장, 제주지원장 등을 거친 인물이다. 오 상무는 시트릭스코리아, 포티넷코리아 등 클라우드‧소프트웨어‧보안 솔루션 기업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라이나생명에서 보안 담당 임원도 역임했던 정보보호 전문가다.

 

최근 KB생명 CEO 자리에 오른 이환주 대표도 KB금융지주 및 은행에서 근무한 이력을 가진 인물이며, 남상우 하나손해보험 디지털전략본부장도 과거 법인보험대리점(GA) 리치앤코에 몸담기 전까지는 LG 인터넷마케팅 기획, SK커뮤니케이션즈 브랜드마케팅, 청담러닝 마케팅 총괄 등을 거친 인사다. 위성호 흥국생명 부회장도 신한은행과 지주, 신한카드 등 금융사 경력은 있지만, 흥국생명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보험 경력이 없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사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보험업계의 디지털 전환과 신사업 추진 등 사업 패러다임이 다양해지면서 더욱 중요한 인사 트렌드로 두드러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