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성우창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총보수 인하로 연초부터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자산운용 등 경쟁사들은 보수 인하 보다는 신상품 출시 등 상품 경쟁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은 최근 ‘TIGER 미국S&P500레버리지 ETF’의 총 보수율을 연 0.58%에서 연 0.25%로 0.33%포인트 내렸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해외지수 레버리지 ETF 중 최저수준 보수율이다. 레버리지·인버스 등 파생형 ETF는 기본적으로 단기 매매 상품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시장 예측이 틀려 손해가 날 경우 장기투자하는 경향이 있어, 보수가 낮을수록 투자 매력이 크다. 따라서 미래에셋운용의 이번 보수율 인하는 파생형 ETF 상품 점유율을 확대, ETF 시장점유율 1위 삼성자산운용에 도전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전체 ETF 시장(73조8010억원) 중 미래에셋운용은 26조2496억원으로 점유율 2위(35.56%)를 차지하고 있다. 2020년 말 12조원, 점유율 24% 수준에서 약 1년간 크게 성장한 것이다. 반면 42%(31조1514억원)를 차지하는 1위 삼성운용은 같은 기간 순자산총액은 커졌지만, 점유율은 10%가량 줄었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해 타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신상품 출시에 주력하는 한편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 ETF 상품 4종 총 보수를 당시 전 세계 최저수준인 연 0.022%로 인하한 바 있다. 2020년 말 점유율 6% 수준이던 KB자산운용도 지난해 초부터 보수율을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춘 결과 최근 8%대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그간 ETF 시장이 커지며 투자자의 관심을 끄는 다양한 테마형 ETF 상품이 나온 만큼, 지수형·파생형 등 기존 상품의 보수율 인하가 꾸준히 자금을 끌어오고 점유율을 높이는데 유효했다는 평이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투자자 장기 수익률 제고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투자 수단 제공을 위해 레버리지, 인버스 ETF뿐만 아니라 시장 대표지수 ETF 보수 인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ETF 시장은 퇴직연금 자금 유입 등에 힘입어 큰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로, 향후 자산운용업계는 여러 신상품 및 보수율 인하 등으로 경쟁을 계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ETF 사업이 마진이 큰 분야는 아닌 만큼, 최대한 보수율을 낮춰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단, 미래에셋운용 외 운용사들은 당분간 보수율을 낮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년간 점진적으로 보수율을 낮춰 이미 업계 최저 수준인 곳도 있는 한편, 인사·조직개편을 앞두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수립되지도 않은 곳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 어느 한 곳에 이끌려 경쟁적으로 인하하기보다 좀 더 상황을 살피며 신상품 출시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마케팅이나 시장 상황은 매일 변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보수율 인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향후 지속해서 투자자들께 필요한 상품을 개발·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승철 NH-아문디자산운용 패시브솔루션본부장은 "ETF 운용사들은 다양한 이유로 보수율을 인하해왔으며, 무엇보다 특정 상품군에 대한 점유율 확대가 그 목적이었다"며 "당사도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할 수 있지만 당장은 더욱 투자할 만한 상품을 공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