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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임’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의 올해 전략은

부진한 자산운용이익률 제고로 '자존심' 회복 나서
신사업·디지털 강화 '새 먹거리' 창출도 주요 과제

 

[FETV=홍의현 기자]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은 삼성그룹 계열사의 세대교체 바람 속에서도 유임에 성공했다.

 

전 사장은 올해 헬스케어(건강관리) 등 신사업과 디지털 부문 강화, 자산운용수익률 제고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발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전 사장은 그룹의 대표적인 자산운용 전문가다. 삼성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을 거쳐 지난 2020년 삼성생명 대표이사로 낙점됐던 이유도 자산운용이익률 악화를 타개하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 삼성생명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보험시장 침체로 영업부의 매출이 둔화하고 저금리 지속 및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으로 자산운용이 중요해져 전 사장을 적임자로 추천했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지난해까지 줄곧 자산운용이익률 면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3.9%의 자산운용이익률을 보인 삼성생명은 2분기 2.9%, 3분기 2.6%, 4분기 2.4%로 내리막을 걸었다. 전 사장 취임 2년 차인 작년 1분기에는 삼성전자 배당 영향에 따라 4.4%로 급증하기도 했지만, 이내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면서 2~3분기 계속해서 2.6%의 이익률을 나타냈다. 3분기 이익률은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등 '빅3' 생보사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이에 따라 올해는 해외투자 확대 등으로 이 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영국의 부동산자산운용사인 세빌스IM의 지분 25% 취득했다. 세빌스IM은 32조원 규모의 운용자산을 유럽 등지의 다양한 부동산 분야에 투자하는 기업이다. 유럽과 아시아 등 13개국에 운용 거점을 보유해 삼성생명의 해외진출 사업에 크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해 11월에는 우정사업본부와 4000억원 규모의 해외 공동투자 펀드를 조성해, 향후 10년간 글로벌 운용사가 제안하는 해외 우량기업에 투자하기로 업무협약을 맺었다. 올해도 이와 같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자산운용이익률을 높일 계획이다.

 

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헬스케어 신사업 관련 노력도 잇는다. 전 사장은 “헬스케어는 고객 서비스 차원을 뛰어넘어 보험사가 잘 할 수 있는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사내벤처 제도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임직원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모아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펼치겠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말 설립된 신한라이프의 헬스케어 자회사 ‘신한큐브온’도 사내벤처로 시작한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한 것이다.

 

구독보험 등 디지털 상품도 강화하고 역량을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다. 자체적인 생활 밀착형 단기 보험(미니보험) 상품의 개발‧출시 움직임이 올해 꾸준히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구독보험은 지난해 한화생명이 최초로 출시한 새로운 형태의 상품이다. 구독 기간 중 생활 속에서 편익을 얻을 수 있는 일상 혜택형 보험을 말한다. 삼성생명이 지난해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맺은 업무협약도 디지털 전략의 일환이다. 판매 채널을 플랫폼으로 확대하면서 새로운 보험 프로세스를 개발‧제공하는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전 사장은 자산운용 전문가로 삼성생명 대표 자리에 올랐는데, 지난 2년 운용 실적을 보면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를 얻을 수밖에 없다”며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