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신진 기자] 연말 시중은행의 인사 및 조직개편 키워드는 '디지털·플랫폼·효율'로 요약된다.
막을 내린 '제로(0)금리' 시대와 치열해진 인터넷전문은행들과의 경쟁 등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조직을 바꾸는 한편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과의 싸움에 대비해 디지털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해 '종합 금융플랫폼' 기틀을 마련한데 이어 내년에는 '플랫폼 조직 설계 및 지원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운영 효율성을 고려한 조직 통합 및 금융환경 적극 대응을 위한 조직 전문화 동시 추구 ▲유연하고 책임감 있는 조직운영 체계 마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강화 및 금융소외자와의 상생가치 향상가 이번 개편의 주요 특징이다. 조직 효율화를 위해서는 부서단위를 2부 줄이고, 윗 단계인 본부를 8개 늘렸다. 본부 구성을 ‘센터’와 ‘부’로 단순화하고, 보임 단위를 임원급까지 확대해 유연한 직위 운영체계를 마련했다.
국민은행은 디지털콘텐츠 전담조직인 디지털콘텐츠센터를 신설했다. 또한 금융플랫폼본부와 고객경험디자인센터를 운영하며 '슈퍼앱'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아울러 빅테크와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신사업본부도 새로 만들었다. 산하에는 체계적인 대응을 담당하는 디지털신사업부와 KB인증 생태계를 담당하는 인증사업부를 뒀다.
신한은행은 '실행의 속도 강화'를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디지털 전환과 혁신적인 서비스로 차별화 된 금융을 선보이기 위해 우선 그룹차원의 전략과제를 수행하는 애자일 조직인 '트라이브(Tribe)'를 구축했다. 신한금융은 'S.A.Q(Speed 신속한 실행, Agility 민첩성, Quickness 순발력)' 애자일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애자일 조직이란 부서간 경계를 허물고 소규모 팀을 구성한 조직을 말한다. 이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신한은행의 '트라이브'는 새로운 앱 개발 추진 등의 핵심 전략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또한 디지털 혁신 조직인 디지털혁신단을 개편했다. ▲데이터 전략과 데이터 자문을 담당하는 ‘데이터기획 Unit’ ▲음성과 이미지를 분석하고 분석모형을 개발하는 ‘데이터사이언스 Unit’ ▲AI(인공지능),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 챗봇 서비스를 담당하는 ‘혁신서비스 Unit’ ▲AI 플랫폼과 빅데이터분석포털 등을 개발·운영하는 ‘데이터플랫폼 Unit’으로 재정립했다. 아울러 '디지털개인부문'을 신설했다. 디지털을 중심으로 리테일 영업을 활성화시킬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조직 효율화 제고'와 '수평적 조직 및 플랫폼 조직 확산'이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이다. 우선, 기존 16그룹, 21본부·단, 60섹션으로 구성된 조직을 13그룹, 26본부·단, 55섹션으로 효율화했다. 그룹과 섹션 단위를 줄이고 본부·단을 키워 소통과 협업체계를 강화하고 유기적인 조직 만들기에 집중했다. 또한 은행의 핵심성장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 영업조직의 영업본부를 폐지하고 '영업그룹'을 신설했다. 이로써 영업조직은 3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됐다. 반면 자산관리그룹은 확대했다. 은행의 핵심 사업인 자산관리부문에 집중하기 위해 WM본부, 연금사업본부, 신탁사업본부, 투자상품본부 등 네 개의 본부로 확대 개편한 것이다.
디지털관련부서로는 디지털리테일그룹 내의 'DT(Digital Transformation)혁신본부'를 신설했다. 하나은행 디지털 부분의 컨트롤 타워 기능을 할 예정이다. 또 플랫폼조직 확산을 위해 기존 '섹션'과 '유닛'으로 나뉜 조직을 '유닛'으로만 축소했다. 철저히 손님의 관점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단계를 간소화한 것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급변화하는 금융 환경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이러한 조직개편을 바탕으로 빠른고 기민한 소통을 통해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