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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농심 신동원의 고뇌"...신제품 잘팔려도 매출이 부진한 까닭은?

사천백짬뽕 4주 만에 500만개 팔려…볶음면과 비빔면도 인기
라면 흥행에도 3분기 실적 ‘주춤’, 4분기 ‘가격인상’ 효과 기대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 “해외시장 겨냥한 생산과 마케팅 총력”

 

[FETV=김수식 기자]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의 입가에 미소가 끊이질 않고 있다. 올해 선보인 농심 신제품이 연달아 대박을 터트리는 등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사천백짬뽕을 비롯해 배홍동 비빔면, 신라면 볶음면 등이 대표적인 제품들이다. 이들은 출시 직후부터 불티나게 팔리며 일찌감치 농심의 히트상품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같은 신제품 대박 행렬에도 불구하고 신회장은 활짝 웃지 못한다. 농심의 전사 매출 실적이 살아니지 않는 등 여전히 2% 부족하기 때문이다. '라면시장 넘버2' 오뚜기의 맹추격도 농심 입장에선 반갑지 않은 대목이다. 농심은 올해 3분기 실적이 주춤하면서 오뚜기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도 조금 더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달 출시한 사천백짬뽕은 소비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출시 4주(11.25~12.22)만에 5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 사천백짬뽕은) 인플루언서들이 꼽는 올 겨울 최고의 해장라면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며 “최근 출시된 건면 제품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이라고 전했다.

 

이뿐 아니다. 농심에서 내놓은 배홍동 비빔면은 올해 흥행의 중심에 섰다. 이 제품은 출시 2달 만에 1400만개가 판매됐다. 여름철에만 2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비빔면 시장 매출 순위 2위까지 올랐다. 이에 힘입어 겨울에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배홍동비빔면 윈터에디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신라면 볶음면 흥행도 만만치 않았다. ‘신라면’의 새로운 형태로 주목 받으면서 출시 3주 만에 1100만개가 판매됐다. 농심이 공식 페이스북에 업로드한 출시 예고 포스터에는 신라면볶음면 출시를 환영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알리는 댓글이 8600여개나 달리기도 했다.

 

 

이처럼 농심은 올해 내놓은 신제품이 모두 흥행하며 ‘1등 라면기업’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좀처럼 오르지 않는 실적 때문이다.

 

농심은 올해 3분기 다소 저조한 실적을 냈다. 연결기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95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누적 매출액 2조71억원대비 2.5%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747억원, 당기순이익은 7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 44.3%, 36.7% 감소했다.

 

농심이 주춤하는 사이 2위 오뚜기 올해 3분기 매출이 소폭 올랐다. 오뚜기는 연결기준 올해 3분기 누적 2조46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 순이익도 소폭 상승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984억원으로, 전년 대비 0.4%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13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7.9% 줄어들었다.

 

농심은 결국 칼을 빼들었다. 이병학 생산부문장 전무를 이달 1일부로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이 부사장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로써 농심은 박준 부회장과 이 부사장의 공동 대표이사 체제가 된다. 신동원 회장은 그룹회장직만 맡는다.

 

이를 통해 농심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농심 관계자는 “공장 설비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생산 전문가를 대표이사로 선임함으로써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기초와 내실을 더욱 탄탄하게 다져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농심은 미국 제2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제2공장은 봉지면 1개 라인과 용기면 2개 라인이 우선 설치된다. 모두 고속 생산 라인으로 연간 3억5000여만개의 라면을 더 생산할 수 있게 된다. 기존 제1공장 생산량까지 합치면 연간 생산량은 총 8억5000만개에 이른다.

 

 

앞서 농심은 올해 3분기까지 신라면의 해외 매출액이 국내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1986년 출시된 이래로 첫 기록이다. 신라면의 3분기 누적 국내외 매출액은 총 6900억원으로 이중 해외(3700억원)가 53.6%에 달한다. 지금의 추세를 이어간다면, 신라면은 올해 해외매출 5000억 원을 포함, 총 9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역량 강화는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의 주문이기도 하다. 신 회장은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라면기업 5위라는 지금의 성적에 만족해서는 안된다”며, “이를 위해 생산과 마케팅 시스템을 세계 탑클래스로 재정비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