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오로지 제안서, 제안서가 가장 중요합니다”
1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 레이스가 시작됐다. 16일 오후 2시 열린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 설명회엔 현대건설을 비롯해 대우건설,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DL이앤씨, 호반건설 등 총 6개 건설사 참여, 6파전 양상을 예고했다. 105일 일정의 시공사 선정 레이스를 시작한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사업 수주전의 최종 승자가 누가될지 벌써부터 건설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사고 있다.
과천8·9단지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16일 열었다. 설명회가 열리는 아파트 단지 현장엔 2개의 현수막이 걸려있을 뿐, 시공사로 참여를 원하는 건설사 현수막은 보이지 않았다. 홍보에 돈을 쏟는 것보단 제안서에 충실하길 바라는 재건축 조합에서 시공사에 이 같은 의견을 전달해서다.

이날 설명회에는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호반건설 등 6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모두 코와 입을 가린 마스크를 쓴 채 각 건설사에서 1~3명의 인원들이 참석했다. 10평 남짓한 작은 사무실에 시공사 관계자와 이형진 과천8·9단지 재건축정비사업조합장, 그리고 조합 임원 등 20명 안팎의 인원이 모였다.
6개의 건설사가 과천8·9단지 재건축 사업 참여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우승의 향배를 가를 키워드는 제안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승자의 손을 들어줄 조합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제안서에 들어가는 이주비 지원이라서다.
이주를 위해서는 전세금이 필요한데 대출은 막히고 예상되는 전세금은 최소 7억~10억원에 달하니 조합원들의 최대 관심사가 이주비 지원에 쏠린다는 게 조합측 설명이다. 이 조합장은 “현재 이주비 대출 제안 가지고는 어림없다”며 “이주비에 대한 추가사업촉진비라든지 사업활성화비 같은 추가적인 제안을 하지 않으면 이사를 나갈 수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시공사 선정이 완료된 과천5단지 재건축사업의 경우 대우건설이 GS건설을 누르고 시공사로 선정됐는데, 선정 이유로 이주비 지원을 꼽는다. 대우건설이 1가구 당 10억~12억원에 달하는 이주비 지원을 약속한 반면, GS건설은 대출 이자에 대해서만 지원을 약속해서다.
조합에서는 시공사가 조합원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도 말리고 있다. 그 돈을 제안서에 보태 더 충실한 제안서 만들기에 나서달라는 것. 이 조합장은 “조합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제안서가 좋아야 한다”며 “쓸데없이 조합원 상대로 홍보비 쓰지 말고 그 돈으로 제안서에 더 충실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합의 이 같은 요구에 건설사들은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원들 요구를 최대한 수용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자세한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천8·9단지 재건축사업은 1980년대 준공된 과천 주공 8단지와 9단지가 위치한 과천 일대 13만8000㎡가량을 최고 35층, 24개동, 2837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9830억원으로 예정됐다. 시공사 입찰방식은 일반경쟁입찰이며, 입찰 마감은 내년 3월 3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