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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 시대 끝났다”...기준금리 0.75→1.0% 인상

국내외 경기 불안정 속 경제회복 기대감 반영
21개월 만에 1%대로 회귀..."내년 1분기에 또 오를 것"

 

[FETV=권지현 기자]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한국은행은 25일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1.0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기록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계부채 증가율이 높고 인플레이션까지 가시화되면서 경기 부양보다는 안정성 확보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국내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확신과 기대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이날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올 들어서는 지난 8월에 이은 두 번째 인상이다. ‘기준금리’는 한은이 금융기관과 환매조건부증권(RP) 매매, 자금조정 예금·대출 등의 거래를 할 때 기준이 되는 정책금리를 말한다. 초단기금리인 콜금리에 즉시 영향을 미치고 장단기 시장금리, 예금·대출 금리 등의 변동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실물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한은은 물가 동향, 국내외 경제 상황, 금융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 8회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 ‘제로’ 시대는 막을 내렸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p 내리는 ‘빅컷’을 단행하며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다.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21개월 만에 다시 1%대로 올라섰다.

 

이번 금통위는 그 어느 때보다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었다. 국내외 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시장에 ‘돈’을 풀기 보다는 이를 거둬들여 안정성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현재 국내에서는 여전히 유동성이 넘쳐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가시화되고 있다. 유가 상승에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6개월 연속 상승했으며, 생산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8.9% 뛰어 13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석유와 서비스가격의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9월 중 2.5% 올랐으며,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은 1.5%로 높아졌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대 중반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계대출 급증세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이 지난 8월 중순 이후 단행한 가계대출 규제를 내년 이후까지도 지속할 계획임을 분명히 밝히면서 한은의 금리인상에 사실상 힘을 실어준 상태였다. 올 3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직전 분기(1707조7000억원)보다 37조원(2.2%) 늘어난 1744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확대와 미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시화 등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높아졌다. 이에 주요국 국채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하고 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은의 이번 결정은 이 같은 안팍의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확신과 기대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 경제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호조를 이어간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소 부진했던 민간소비도 백신 접종 확대, 재난지원금 지급 등에 힘입어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제는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공급 병목 등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견조한 수출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민간소비도 향후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회복세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내년 초 한차례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점진적으로 기준금리의 회복을 꾀해 궁극적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귀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8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한 뒤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경기 개선에 맞춰서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달 인상에 더해 내년 1분기, 3분기 1차례씩 총 75bp(1bp=0.01%p) 인상돼 내년 말 기준금리를 1.50%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초저금리가 작년 3월 빅컷 이후 21개월간 지속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받아들이는 것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당국의 목표는 아마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금리를 되돌리는 것일텐데, 이를 대비한 자산 등의 관리 대책이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