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3 (금)

  • 맑음동두천 3.0℃
  • 구름많음강릉 6.5℃
  • 구름조금서울 4.4℃
  • 흐림대전 4.9℃
  • 맑음대구 1.1℃
  • 맑음울산 2.2℃
  • 광주 5.7℃
  • 맑음부산 5.0℃
  • 맑음고창 4.7℃
  • 구름많음제주 10.0℃
  • 맑음강화 7.4℃
  • 흐림보은 1.3℃
  • 흐림금산 4.1℃
  • 맑음강진군 3.7℃
  • 맑음경주시 -1.2℃
  • 맑음거제 4.5℃
기상청 제공

건설·부동산


[클로즈업] SH공사 '개혁의 바람' 예고하는 김헌동 신임 사장

“주택공급 확대 부동산 해법 아냐…문제 본질 짚어야”
“민간 20년, 시민운동 20년 경험 살려 주거 문제 해결”
“반부패 청렴 생활화…SH 공사 신뢰성 제고 할 것”

[FETV=김진태 기자] SH공사에 개혁의 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시민운동의 선봉장에 섰던 김헌동(67) 전 경실련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 15일 SH공사 신임 사장으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김 신임 사장은 이날 임명식에서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초기 분양 대금 부담을 덜어드리고 합리적인 가격에 주택을 공급해 주택가격 안정화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취임사 일성부터 김헌동발(發) 변혁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김 신임 사장은 “단순히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것은 주택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없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문제의 본질을 짚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은 무주택자를 위한 게 아니라 다주택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라는 설명으로 해석된다. 

 

김 신임 사장은 이어 “민간 20년, 시민운동 20년 경험을 살려 서울의 주택과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하면서 “반부패 청렴을 생활화해 SH공사가 신뢰받을 수 있도록 공사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민간기업 근무와 시민운동을 통해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서민들의 주거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김 신임 사장의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부문이다.  

김 신임 사장이 임명됐지만 풀어야할 숙제는 많다. 김 신임 사장이 임명되는 과정에서 불거진 자격 논란이 그 첫 관문이다. 실제 김 신임 사장은 과거 SH공사 사장을 모집하는 1·2차 공모에서 모두 낙마했다. 이번 3차 공모에서도 서울시의회가 SH공사 사장 인사청문회에서 자격이 없다며 ‘부적격’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김 신임 사장이 분양원가공개, 후분양제, 토지임대부 주택 등 부동산 정책을 주장하면서도 정책 부작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서울시의회의 반대를 무릎 쓰고 강행된 인사인 만큼 불거진 자격 논란을 김 신임 사장이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해 이목이 모아진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 신임 사장 임명을 강행한 배경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치적인 이유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 신임 사장이 과거 경실련 때부터 줄곧 주장해온 토지임대부 분양(아파트 반값)을 실천해 강남의 30평형대 아파트를 3억에 분양할 수 있다면, 김 신임 사장을 SH공사로 임명한 오 시장이 차차기 대권 가도에서 1000만 서울시민들의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신임 사장이 재산 문제가 없다는 이유도 오 시장의 낙점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오 시장은 지난 7월 5일 SH공사 사장 후보자로 김현아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의원을 내정했지만, 김 전 의원은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다주택 보유 사실이 드러나 스스로 사퇴한 바 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없었던 오 시장이 재산 문제가 없는 김 신임 사장을 선택했다는 것. 

 

김 신임 사장과 오 시장의 시너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김 신임 사장은 지난 8월 16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2006년 5월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후분양제와 분양원가공개 등으로 집값을 잡았다”며 오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후분양제와 분양원가공개는 김 신임 사장이 지난 2004년부터 부동산 해법으로 계속 주장해온 내용이다. 

 

다만 오 시장이 공약한 재건축 규제 완화와 관련해선 이견이 있어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 8월 김 신임 사장은 오 시장이 공약한 재건축 규제 완화와 관련해 “재건축 규제를 제멋대로 풀고 할 수 없다”며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

 

김 신임 사장이 이처럼 부동산 문제해결에 열의를 보이는 이유가 어린 시절 있었던 경험과 연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어릴 때 주거환경이 좋지 않아 시민들의 주거 문제가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SH공사 지휘봉을 잡은 김 신임 사장은 1981년부터 2000년까지 쌍용건설에서 근무했다. 이후 2000년부터 2002년까지 한국건설정보시스템 대표를 지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에 몸담은 것은 1999년이다.

 

이후 김 신임 사장은 경실련의 국책사업감시단장(1999~2004년), 아파트값거품빼기본부장(2004~2015년) 등을 역임하다 2016년 9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정동영 국회의원실 보좌관으로 일했다. 김 신임 사장은 2019년 1월부터 2021년 8월까지 다시 경실련으로 돌아가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을 지냈다.

 

김 신임 사장은 1955년 충남 부여 출생으로 삼청동 꼭대기에 있는 무허가 단칸방에서 할머니와 부모님, 다섯 형제 등 여덟 식구가 살았다고 알려졌다. 당시 김 신임 사장은 식구들이 잠을 잘 때 바로 눕지 못하고 옆으로 ‘칼잠’을 자면서 생활해 ‘방’이나 ‘집’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처절하게 깨달아 중동 근로자로 일한 20대 후반에 일찌감치 집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김 신임 사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서울시와 SH공사 안팎에선 SH공사가 김 신임 사장 취임을 계기로 큰 개혁의 바람을 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과거 김 신임 사장이 SH가 지난 14년간(2007년~2020년) 공공분양 사업으로 3조1000억원의 높은 이익을 챙긴 것을 두고 SH 사업의 분양 거품을 강하게 비판한 만큼 곧 있을 인사에서 대규모 조직개편이나 물갈이 인사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SH공사의 내규에 따르면 정기인사는 매년 1월 1일과 7월 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