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현실 생활에 크고 작은 제약이 생기면서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융합한 메타버스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상·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친 용어로 사용자들은 아바타를 활용해 현실세계의 경제, 사회활동 등을 3차원 세계에서 경험할 수 있다.
물리적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만큼 코로나19가 종식돼도 메타버스 수요는 견조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페이스북은 회사명을 메타로 변경하기도 했고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이 메타버스 생태계 확장에 잇따라 뛰어든 상태다. 애플도 내년 메타버스 관련 신제품을 본격 출시할 것으로 예측된 상태로 애플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LG에 직접적인 수혜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애플 CEO 팀쿡, 내년 3D 입체 구현 가능헌 XR(확장현실) 상품 출시=팀쿡 애플 CEO는 2017년 2월, 포스트 스마트폰으로 AR(증강현실) 글라스를 제시하며 10년내 AR글라스가 아이폰을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AR이 PC를 대체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팀쿡이 차세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메타버스는 3D 입체로 구현이 가능한 XR(확장현실)까지 생태계가 확장된 상태로 애플은 이르면 2022년부터 VR 헤드셋과 XR을 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버스 세계는 크게 AR과 VR(가상현실)로 나뉜다. AR은 눈으로 보는 현실 세계 위에 가상 이미지를 겹치는 것이다. 반면 VR은 현실을 3D 디지털 공간으로 대체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를 모두 결합한 XR은 엔터테인먼트, 게이밍, 헬스케어 등 입체적 3D 공간 콘텐츠를 구현한은 게 특징이다. 메타버스 기술의 핵심은 몰입감을 높이고 실제 현실과 비슷한 경험을 제공하도록 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XR 구현이 가장 중요하다는 평가다.
애플은 XR을 위해 과감한 투자로 생태계 확장에 나선 상태다. 지난 2015년, AR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메타이어(Metaio) 인수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AI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엑스노르 AI(Xnor.ai)와 VR 스트리밍 기업 넥스트VR(NextVR)을 인수하기 위해 각각 2억 달러와 1억 달러를 투자했다. 또 2017년에 자체 AR 개발 플랫폼인 AR키트(Kit)를 공개했고 지난해에는 AR키트 4까지 기술력을 끌어올린 상태다.
AR키트는 세계 각국의 명소들을 특정 위치에 AR로 제작할 수 있고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의 카메라와 센서로 얼굴 추적을 가능하게 한다. 사용자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실제 사물을 보듯이 가상의 물체를 움직여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다. 애플은 운영체제인 IOS를 전자기기에 기본적으로 탑재하듯이 AR키트도 사용자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배포하고 있다. 애플은 자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인 만큼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LG이노텍 애플표 메타버스 수혜 볼까?=MR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실감나는 입체 영상을 구현할 필요성이 있다. 디스플레이의 성능에 따라 이용자들이 누리는 몰입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디스플레이의 시야각과 해상도, 주사율(1초간 화면에서 보이는 이미지 수) 등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업계에선 OLEDoS(OLED On Silicon)를 메타버스 시대의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지목한다.
OLEDoS는 유리 기판에 제작되는 기존의 OELD와 달리 웨이퍼 실리콘에서 제작된 디스플레이로 명암비와 응답속도가 빨라 초고해상도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 소비전력도 낮고 자체발광형이라 부피와 무게를 줄일 수 있어 AR·VR용으로 가장 주목받는 디스플레이로 평가받는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에서 AR용 0.42인치 OLEDoS를 전시하며 이를 현존하는 AR 디스플레이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평가했다. 현재는 독자적인 기술을 적용해 3K용 해상도인 1.1인치 OLEDoS를 개발중이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메타버스에 실감나는 입체영상 구현을 위해 OLED가 필수로 요구돼 OLED 패널의 독과점적 점유율을 확보한 LG디스플레이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했다.
LG이노텍은 메타버스 시대의 카메라 모듈 최대 수혜 기업으로 평가된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에 따르면 애플 VR 헤드셋에는 6개의 렌즈와 1개의 라이다(LiDAR) 센서가 장착된다. 메타버스 기기에는 디스플레이를 바라보는 사용자의 시선도 흔들림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고성능 카메라도 필수적이다.
라이다 스캐너는 레이저를 이용해 주변 사물을 3차원으로 스캔하는 기술을 뜻한다. 이미 애플은 증강현실용 기기로의 확장을 위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이를 확대 적용한 상태다. 또 ToF(비행거리측정) 모듈 공급도 유력하다. 3D센싱 카메라의 핵심부품인 ToF 모듈은 카메라로 피사체에 빛을 발사해 반사되서 돌아오는 시간으로 거리를 측정해 이를 기반으로 3D 디지털 영상을 만드는 기술이다.
실제와 거의 동일하게 가상공간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ToF 모듈은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 등에 장착하면 생체 인증이나 동작 인식, AR 및 VR 등을 구현할 수 있다. LG이노텍은 XR 시장에 뛰어든 마이크로소프트와 ToF 개발 및 공급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하며 기술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실생활의 다양한 활동들이 이루어질 수 있는 3D 가상공간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면서 일부 온라인 게임 플랫폼이나 아바타 기반 소셜 플랫폼 등이 모바일 SNS 플랫폼의 대체재로서 주목을 받게 됐다”며 “현실세계에서만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던 다양한 활동들이 가상세계에서도 구현될 수 있음을 경험해 코로나19 종료 후에도 가상 공간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