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이승현 기자] 현대차가 일요일 특별근무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불거졌던 자동차 공급 차질을 해소하기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이다. 현대차가 일요일 특근을 실시하기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는 3일 올해 자동차 판매 감소분을 만회하고 밀린 출고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일요일 특근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실시하는 생산직 사원 근무 방침이다. 특근 추진은 말레이시아발 반도체 협력사의 생산 차질이 일부 해소되면서 이달부터 부품 반입 정상화가 예상되는 데 따른 선제 조치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차는 최근 노사 협의를 통해 반도체 수급 회복이 점쳐지는 4분기에 최대 생산 추진을 합의하고 이달부터 특근을 운영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기아도 노사 협의를 통해 4분기 특근에 대한 세부 운영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요일 특근을 추진하는 것은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2018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있는 일이다. 지난 3분기에 인기 차종을 생산하는 일부 공장 중심으로 토요일 특근을 시행한 전례가 있다.
이보다 앞서 고용부는 주 52시간 근무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달 26일부터 특별연장 근로 기간을 90일에서 150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 공장별 특근 현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한 차례도 주말 특근을 하지 못한 울산 1공장과 3공장, 아산공장은 3분기 각각 6회ㆍ10회ㆍ4회 특근을 실시했다. 4분기에는 공장별로 최소 16회에서 최대 22회까지 특근을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상반기에만 7만여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출고 적체도 심각한 상황이다. 아반떼, 싼타페 등 인기 차종은 이달 계약 시 출고까지 5개월이 소요된다. 전기차인 아이오닉5는 8개월 제네시스 GV80은 최대 1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생산 일정이 밀려 있다. 현대차는 3분기 경영실적 발표에서 올해 판매 전망치를 연초보다 16만대 낮춘 400만대로 제시한 바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4분기 중에 109만대를 제작해야 한다. 수익성 강화를 위해 SUV와 제네시스를 중점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4분기 반도체 수급난 속에서도 판매량이 최대 2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전사 역량을 총동원한 부품 추가 물량 확보를 지속 추진하는 한편 생산과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감소 최소화,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수익성 방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