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홍의현 기자] 디지털 전환과 코로나19의 영향 등으로 금융권의 오프라인 점포가 줄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들의 점포 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점포 수는 2828곳으로 지난해 말(2916곳)에 비해 88곳이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79개 저축은행 영업 점포 수는 304곳으로 2018년 2분기와 비교해선 10곳이 줄었다. 2019년과 비교하면 2곳 줄어든 수치다.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올 상반기 전체 점포 수는 총 197곳이다. 이는 전년 동기(180곳) 대비 17곳이나 늘어난 수치다. 비대면 서비스 확대 등 비용 절감을 이유로 금융권 전반에서 점포를 축소하고 있는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점포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우리카드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31곳에서 13곳 늘어난 44곳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카드와 현대카드가 각각 5곳, 1곳 늘었다. 반면 삼성카드는 2곳이 줄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8곳, 올해는 5곳의 점포를 추가하면서 대면 점포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늘어난 점포 중 11곳은 자동차금융 전문 영업점으로, 우리카드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자동차금융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에 따라 신설됐다. 점포들을 지역별 거점으로 활용해 영업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카드의 자동차금융 자산을 살펴보면 2019년 7507억원에서 2020년 1조676억원으로 대폭 확대된 바 있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1조3120억원을 기록하며 반기 만에 2444억원을 늘렸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계속해서 자동차 할부금융과 리스, 렌터카 등 전 상품의 자산 및 매출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운수, 물류, 렌터카 업체 등 대형법인에 대한 영업과 수입차 딜러사에 대한 제휴 영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카드사의 점포 수 확대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해진 디지털 흐름 속에 대면 영업이 점차 축소되면서 무조건 점포를 늘려나가는 것은 카드사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금융 등 카드사들이 주력하는 사업적 특성으로 각각의 전략에 따라 점포 수가 다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비대면 영업 요구에 따른 오프라인 영업점 통폐합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