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삼성화재 노조가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사진 삼성화재 노조]](http://www.fetv.co.kr/data/photos/20211144/art_16357281736167_41679d.jpg)
[FETV=홍의현 기자] 국내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가 '역대급 실적'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복수노조' 체제 출범 이후 시작된 노사 갈등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의 대결이 자회사 노조의 실력행사로 확대되면서 '노사관계가' 삼성화재 경영진이 풀어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1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화재 노조는 지난달 29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사원협의회(평협)의 노조설립 인가 취소와 함께 사측이 자신들과의 교섭에 다시 나설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삼성화재 노조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평협 노조설립 절차의 하자와 노조파괴 문제가 지적된 만큼, 고용노동부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평협 노조 설립신고증’을 직권 취소해야 한다”며 “사측은 법원이 평협 노조와의 단체교섭을 중지하라는 가처분을 낸 것에 따라 삼성화재 노조와 즉시 임금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화재의 복수노조 문제는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평협은 노조 전환을 추진하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조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평협에 노조설립 신고필증을 교부했다. 하지만 삼성화재 노조는 평협의 노조설립을 반대하고 나섰다. 평협이 노조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여러 절차적 하자를 일으켰기 때문에 노조설립 자체가 무효라는 취지의 소송도 제기한 바 있다. 이후 사측이 평협과의 협약을 이어가자 삼성화재 노조는 이를 금지하는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이 문제는 지난달 있었던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된 바 있다. 오상훈 삼성화재 노조 위원장은 지난달 12일 국회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친사적인 평협의 노조 전환이 성공된다면 삼성그룹 내 대부분 계열사에서 같은 전략이 실행될 것”이라며 “삼성 노동자의 장래는 암담해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최근에는 사측 실무자와의 접촉이 이뤄지기도 했다. 오 위원장은 “대표이사 면담을 요청했으나, 사측에서는 실무자가 나와 지난달 25일 미팅을 진행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성과는 없었다”며 “해당 실무자는 이날 미팅이 끝난 뒤 추가 미팅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의미가 없다고 판단돼 거부했다”고 밝혔다.
![삼성화재애니카손사 사무실 입구에 노조 포스터가 부착된 모습. [사진 삼성화재애니카손사 노조]](http://www.fetv.co.kr/data/photos/20211144/art_1635728274409_e31f16.jpg)
삼성화재의 자회사인 삼성화재애니카손사에서도 노조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사측은 지난 9월, 노사협의회인 한마음협의회와 2021 임금협약을 체결했다. 애니카손사 노조와의 교섭을 진행하던 중에 체결된 것으로, 체결된 협약 내용은 노조가 요구하던 인상률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이후 노조와 사측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를 밟았지만, ‘총액 기준 6% 인상 및 다른 임금 협약에 관한 사항은 회사 제시안을 수용한다’는 조정안을 사측이 거부하면서 결렬됐다.
애니카손사 노조는 곧바로 쟁의행위에 돌입했다. 지난달 1일 전국 사무실 포스터 부착을 시작으로 피케팅 부착 시위, 임금 투쟁 승리 문구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한 시위를 진행했다. 또 9일 동안 노조원 약 220명이 집단휴가를 실시하는 형태의 쟁의도 벌인 바 있다. 그러자 사측은 교섭 재개를 요청했고, 지난달 20일과 22일 양일간 논의했지만,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노조는 당초 중노위 조정안인 임금 총액 기준 6%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한마음협의회와 맺은 임금인상률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노조는 마지막 교섭에서 양측이 주장하는 인상률 차이를 ‘최고경영자(CEO) 특별선물’ 명목으로 채우는 방식(조합원과 비조합원 포함)을 제안했지만, 사측이 이마저도 거부하면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결국 애니카손사 노조는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달 27~29일 3일간 100여 명의 노조원이 파업에 동참했다. 최원석 노조 위원장은 “CEO 특별선물 항목까지는 사측이 수용했었다. 하지만 어디선가 걸려 온 전화 한 통으로 모든 협상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 버렸다”며 “11월부터는 연장근로 없는 정시근무 등 태업을 통해 쟁의행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노조와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성실히 임할 것”이라며 이외의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