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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캐롯손보 남은 과제는

車보험 '30만가입' 돌파…손해사정 자회사 설립
카카오페이손보 출범·적자구조 문제 풀어내야

 

[FETV=홍의현 기자] 국내 1호 디지털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이 ‘퍼마일자동차보험’ 을 필두로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빅테크 기반 카카오페이손해보험(가칭)의 출범에 따른 경쟁 심화와 적자 구조 개선 등은 캐롯손보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캐롯손보의 자동차보험 상품인 퍼마일자동차보험은 지난 9월 기준 가입 30만건을 돌파했다. 상품이 출시된 지 약 1년 반 만에 이뤄진 성과다. 지난해 2월 출시된 퍼마일자동차보험은 출시 1년 만에 가입 10만건을 돌파했으며, 이후 4개월마다 10만건을 추가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캐롯손보와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미국의 메트로마일과 루트가 출시 5년 동안 각각 10만, 15만 건 수준의 가입자를 모은 것과 비교해도 차별화된 수치다.

 

 

퍼마일 상품의 이러한 인기는 자동차보험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13개 손보사 가운데 캐롯손보는 0.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 10위 수준이지만, 기존 보험사인 MG손해보험(0.2%)의 점유율을 뛰어넘은 수치를 보였다. 농협손해보험(0.5%)과는 같은 점유율을 보였으며, 이후 3분기(7~9월)에도 가입건수가 급증하면서 현재는 흥국화재(1.0%)의 점유율도 위협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시장은 삼성화재(29.2%), DB손해보험(21.0%), 현대해상(20.9%), KB손해보험(13.2%) 등 상위 4개사가 84.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대형사들이 점유하고 있는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신생인 캐롯손보가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IT(정보기술)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행거리를 측정해 탄 만큼만 매월 결제하는 시스템은 MZ세대(20~30대) 등 합리적 소비를 선호하는 이들의 호응을 얻었다는 평가다. 또 운전자의 운행 패턴을 데이터화한 뒤 안전운전 정도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하는 ‘퍼마일 멤버스’ 제도도 눈에 띄는 서비스 중 하나다.

 

캐롯손보는 퍼마일자동차보험의 인기에 힘입어 외연 확장에도 나선다. 손해사정 자회사를 설립해 현재 내부에서 모두 처리하고 있는 대인과 대물 보상 업무를 나누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캐롯손보는 지난 14일 이사회에서 손해사정 자회사 추가 안건을 의결하고, 자동차보험 시장에서의 유연한 대응력과 새로운 모빌리티(이동수단) 보상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설립될 자회사의 가칭은 래빗손해사정으로 정해졌으며, 캐롯손보가 지분 48.62%를 취득하는 구조다. 자본금과 총자산은 50억원이다.

 

뿐만 아니라 캐롯손보는 수익 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거나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험 등 장기인보험 개발을 위해 올해 들어 관련 인력을 꾸준히 채용하고 있으며, 특히 주력 소비층으로 꼽히는 MZ세대에 맞춘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이미 판매되고 있는 레저상해보험이나 펫산책보험 등 미니보험을 비롯해 어린이보험, 해외여행보험, 폰케어안심보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가장 최근에는 ‘스쿨가드보험’을 출시하기도 했다. 스쿨가드보험은 매년 증가하는 학교폭력에 대비하고자 하는 학부모를 위해 기획된 상품이다. 10세 남학생 기준 연 1만8000원, 여학생 1만6000원을 한 번만 납부하면 1년간 계약이 유지된다. 상해후유장해 최대 3000만원, 학교폭력 피해치료 100만원, 행정사 및 변호사 비용 100만원을 보장한다.

 

출범 이후 만 2년이 지난 캐롯손보는 이처럼 레드오션인 보험시장에 정착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의 길이 순탄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거대 플랫폼을 기반으로하는 카카오페이의 손보업계 진출이 눈앞으로 다가왔고, 올 상반기에도 확대된 적자 구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지난 6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디지털 보험사 예비허가를 얻은 뒤 본허가 신청을 앞둔 상황이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이르면 내년 초에는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거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페이손보가 캐롯손보, 하나손보 등 기존 디지털 손보사들을 압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흑자 전환 시기를 앞당기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2019년 말 기준 91억원의 적자를 낸 캐롯손보는 지난해에는 38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266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하반기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적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새로운 디지털보험사의 출범은 오히려 보험시장의 판을 바꿔나가는 데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카카오페이의 손보업계 진출을 환영하는 입장”이라며 “적자 구조의 경우 출범 초기인 만큼, 고객 신뢰도를 쌓는 단계라고 생각하며 향후에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