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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덮친 대출중단 ‘쓰나미’

삼성·교보 등 대형 생보사 DSR 조정·금리 인상
DB·KB 등 대형 손보사도 '총량' 관리

 

[FETV=홍의현 기자] 국내 주요 보험사들의 대출 조이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들 보험사들은 대출 금리를 인상하거나 중단하면서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대출 조이기로 돈줄이 막힌 대출자들의 어려움이 커질 전망이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은 지난달 초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운영 기준을 40%로 조정했다. DSR은 연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을 일정 비율 이내로 제한하는 대출 규제다. 2금융권인 보험사의 DSR 기준은 60%이지만, 삼성생명의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채권(39조6012억원)이 지난해 말보다 4.4%(1조 6625억원) 증가하자 기준보다 강한 규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당초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협의한 연간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치는 4.1%였다.

 

생보 '빅3' 교보생명은 최근 ‘교보e직장인신용대출’ 상품의 금리를 0.5%포인트(p) 인상했다. 해당 상품은 연간 근로소득이 3000만원 이상이고 1년 이상 재직한 직장인에게 실행해주는 상품이다. 이달 기준 최저 연 3.84%에서 최고 연 13.00%(고정금리)의 금리를 보이고 있다. 대출 한도는 최고 5000만원이다.

 

동양생명은 지난달부터 오피스텔‧임대아파트 및 일반전세 보증금을 담보로 하는 상품의 신규 대출을 잠정 중단했다. 이 상품들은 보험 가입자가 아니라도 조건에 해당하면 실행할 수 있고, 담보가의 최대 70%까지, 임차보증금의 최대 90%까지를 연3~4%대 금리로 빌릴 수 있었던 상품이다. 현재 동양생명은 자사 보험계약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계약대출만 취급하고 있다.

 

손해보험사도 예외는 아니다. DB손해보험은 지난달부터 신용대출을 잠정 중단했다. 해당 상품은 ‘프로미론’ 신용대출 4종으로, 올해 12월 31일까지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홈페이지에 접속해 신용대출 상품 안내 페이지를 클릭하면, ‘신용대출 신규 영업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는 문구가 나온다.

 

KB손해보험도 지난달부터 주식매입자금 대출을 중단한 바 있다. 주식매입자금 대출은 증권계좌에 가진 자산을 담보로 보험사가 주식투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개인당 최대 3억원까지 연 4.79% 금리로 실행됐던 상품이며, 증권사 신용융자와 비교했을 때 이자가 절반 수준이라 입소문을 탔던 상품이다. 현재는 KB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4개 증권사와 제휴한 스탁론 상품이 모두 중단됐다.

 

보험사들의 이 같은 대출 조이기 흐름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규제 강화에 따른 것이다. 특히 1금융권인 은행이 마이너스통장이나 신용대출, 전세대출 상품 등을 축소하거나 중단하자 대출 수요가 2금융권인 보험사로 몰려 조처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보험사들이 보유한 대출 잔액은 260조3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조4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1조7000억원 늘어 126조6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대출 상품을 중단한 회사들은 대출 총량을 조절하기 위해 조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출 조이기에 나선 보험사들이 대부분 신용대출 상품에 변화를 준 만큼, 이른바 생계형 대출로 불리는 약관대출을 중단하는 보험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협의한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인 4.1%를 넘긴 보험사도 있지만, 총량 한도까지 아직 여유가 남은 보험사도 있다”며 “특히 약관대출은 보험 상품에 가입한 고객이 가진 하나의 권리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중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