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성우창 기자] KB증권이 올 상반기(1~6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박정림·김성현 각자대표이사의 투톱 체계와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증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연결 기준 37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74%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49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58% 증가했다. 이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KB증권을 이끄는 두 명의 수장이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다한 결과로 보인다. 두 대표는 지난해 연말 호실적을 달성해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박 대표는 체이스맨해튼, 조흥은행, 삼성화재를 거쳐 2004년부터 KB금융그룹에 몸을 담았다. 주로 KB국민은행에서 자산관리(WM), 리스크관리 분야 경력을 쌓았다. 2017년부터 KB증권 WM부문 부사장을 담당하다가 2019년부터 KB증권 사장으로 근무했다. 대표로 선임된 이후에도 WM·세일즈앤트레이딩(S&T)·경영관리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증권사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라는 점도 상징적이다.
박 대표가 총괄하는 리테일 부문 고객 총자산은 지난해 말 109조원이었던 것이 올해 6월 기준 130조까지 성장했다. WM부문은 상반기 국내외 증시 호조세를 기반으로 개인의 주식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상승했는데, WM금융상품 자산규모만 36조6000억원에 달한다. 위탁자산은 해외주식 영업 강화에 따른 국내외 수익 증가세가 지속해 94조원에 이르렀다.
경영관리에서도 박 대표의 노력이 돋보였다. 지난 7월에는 사내 인공지능(AI) 챗봇 '톡깨비' 업그레이드로 직원들이 필요한 정보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해 업무효율을 높였다. 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천을 위해 ESG 위원회를 조직, ESG 선도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KB증권 관계자는 "S&T 부문은 금리상승에 선제적 대응으로 채권운용수익을 확보하고 지수형·종목형 주가연계증권(ELS)도 안정적인 성과가 지속했다"며 "프라이빗뱅킹(PB)은 서비스 중 하나인 '프라임 클럽 서비스'의 가입자수가 28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KB증권 전신 한누리투자증권서부터 합병 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회사를 지키고 있다. 30년에 달하는 투자금융(IB) 경력을 보유한 베테랑으로 통한다. 대표직을 맡은 현재 IB·기관영업·글로벌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상반기 부채자본시장(DCM) 시장점유율 23.8%로 1위에 자리했다. 수출입은행·한국가스공사 글로벌본드 발행 공동대표주관을 수행하고, 일반기업 대상 ESG 채권 발행을 선도했다. 주식자본시장(ECM)부문에서는 대한항공·씨에스윈드·코스맥스 등 대형 유상증자를 주관했다. 기업공개(IPO)는 카카오뱅크·롯데렌탈·현대중공업·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 딜을 수임하면서 상위권으로 올라가고 있다. 상반기 전체 순수수료수익(5557억원) 중 IB 수수료(1717억원) 기여도는 30%를 넘어섰다.
KB증권 관계자는 "인수금융 부문에서 잡코리아·신한금융지주 등 대형 딜에 참여했고 프라이빗에쿼티(PE) 투자 이익 실현 등이 있었다"며 "프로젝트금융에서도 국내 대형 프로젝트 사업 참여 및 우량 해외 오피스 및 인프라 딜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하반기에도 빛나는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성공적으로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일반공모 청약에서 증거금 58조원을 쓸어담으며 상장 직후 금융 대장주에 올랐다. KB증권이 얻게 될 수수료는 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오는 10월 상장을 준비 중인 LG에너지솔루션도 최대어로 꼽히는 비장의 무기다. 기획재정부로부터 우수 국고채 전문딜러(PD)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오는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6개월간 매월 경쟁입찰 인수금액의 20%를 비경쟁으로 인수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성장이 기대된다.
다만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사건에 대한 과제가 남아있다. 금감원으로부터 통보받은 박 대표의 문책경고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중징계가 확정되면 3년간 금융사 취업이 금지된다. 금투업계에서는 행정소송을 제기해 근무 기간을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