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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애플아 친하게 지내자”...LG의 OLED 승부수

LGD, 중소형 OLED에 3.3조원 투자…구광모 취임 후 6.3조원 투입
대형 OELD는 지배하고 있지만... 중소형 OLED 영향력 떨어지는 LGD
애플, 아이폰13에 OLED 적용…아이패드·폴더블폰에도 OELD 탑재 가능성

[FETV=김현호 기자] 2년 전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에 3조원을 투입한 구광모 LG 회장이 다시 한 번 회심의 승부수를 던졌다. 대형 OLED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를 위해 중소형 OLED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가 올해 하반기, OLED 사업 흑자전환이 확실시 되면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결정은 애플이 OLED 탑재량을 높이기로 하면서 나온 결론이다. 애플은 LG의 주요 고객사로 아이폰을 비롯해 아이패드, 아이맥, 폴더블 아이폰 등 주요 IT 기기에 OLED 사용량을 크게 확대할 예정이다. 중소형 OLED의 점유율이 높지 않은 만큼 LG디스플레이가 애플의 결정에 따라 선제적 조치를 취했던 것이다.

 

 

◆LG 구광모, 또 다시 OLED 승부수 던지다=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진은 17일 “시장 대응을 위한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며 중소형 OLED에 2024년까지 3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에 투자하는 건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이며 조(兆) 단위의 투자 결정은 2019년 7월 이후 2년 만이다. 구광모 회장은 OLED 생산능력을 키우기 위해 취임 이후 6조3000억원을 투입한 셈이다.

 

디스플레이는 크게 LCD(액정표시장치)와 OLED 패널로 나뉜다.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 철수를 결정했기 때문에 OLED가 회사의 명운을 결정짓는 사업으로 분류된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OLED는 LCD에 비해 응답속도가 1000배 이상 빠르고 시청 각도에 따른 화질 변화가 없다. 또 외부 광원이 필요 없어 현존하는 패널 가운데 색(色) 재현력이 가장 뛰어나다.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만큼 백라이트가 적용되지 않아 얇은 화면을 구현하고 무게도 줄일 수 있다.

 

중소형 OLED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 등 주요 IT 기기에 사용되며 이 시장 최강자는 삼성디스플레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서 차지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80.2%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8.8%에 그쳤다. 대형 OLED는 LG디스플레이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급하며 지배하고 있지만 중소형 OLED의 영향력이 낮은 만큼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중소형 OLED의 규모는 대형 OLED를 압도한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형 OLED 시장 규모는 260억달러(30조5968억원)로 집계됐다. 올해에는 이보다 21% 이상 성장한 315억 달러, 2024년에는 390억 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대형 OLED에 비해 5배 이상 높은 수치다. LG디스플레이가 이번 투자를 2024년까지 이어가겠다고 결정한 만큼 늘어나는 중소형 OLED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측은 이번 투자와 관련한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중소형 OLED가 대게 6세대(1500㎜×1850㎜) 생산라인에서 생산되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 6세대 라인 증설을 위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E6에서 중소형 OELD를 양산하고 있으며 월 생산규모는 3만장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로 생산량이 6만장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용 6.45인치 OLED 패널 기준 월 900만대를 책임질 수 있는 규모다.

 

 

◆“친하게 지내자” LGD, 애플 효과 기대=LG디스플레이의 이번 대규모 투자에는 애플이 중심에 있다. 애플은 아이폰12를 기점으로 OLED 사용을 크게 확대한 상태다. 이어 다음 달 출시가 예정된 아이폰13을 시작으로 향후 아이패드, 폴더블 스마트폰에도 OLED 사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2 시리즈부터 중소형 OLED를 납품하며 애플과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애플은 지난 2017년 출시한 아이폰X에 처음으로 OLED를 탑재했다. 이후 아이폰Xs와 아이폰11 프로 등 주로 고사양 모델에만 OLED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2에는 최초로 모든 기종에 OLED를 탑재하며 사용량을 크게 확대했다. 아이폰12는 출시 두달 만에 삼성전자의 5G 스마트폰 한 해 출하량을 뛰어넘었고 지난 4월 기록한 누적 출하량은 1억대에 달했다. 출시 이후 7개월 만에 벌어진 일로 전작보다 2개월 빠른 기록이다.

 

아이폰13도 역사적인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아이폰 생산량을 2억2300만대로 예상했는데 이 가운데 13 시리즈의 비중은 총 40%로 예측했다. 또 블룸버그는 애플이 아이폰13 공급업체에 생산량을 9000만대까지 설정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기존 생산량보다 20% 늘어난 수치다.

 

애플은 아이폰13의 구체적인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OLED 탑재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LCD에 비해 가격이 높은 OLED를 탑재하고도 출하량이 줄어들지 않았고 전작보다 스펙이 떨어지는 기종을 출시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IT매체 폰아레나는 “아이폰13은 미니, 프로, 프로 맥스 등 4종으로 출시될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화면은 베젤이 얇아져 조금 더 크고 모든 기종에 OLED가 탑재될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의 OLED 침투율은 다른 기기를 통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OLED가 장착된 아이패드 출시가 예정됐다. 애플은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고사양 모델에만 OLED를 적용한 뒤 순차적으로 OLED 아이패드 라인업을 확대할 전망이다. 김소원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5년 간 아이패드의 연평균 출하량이 4658만 대임을 고려하면 2022년 출시할 OLED 아이패드의 출하량은 약 1000만 대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23년에는 ‘폴더블 아이폰’ 출시가 계획됐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폴더블폰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고 했으며 중국 IT매체 기즈차이나도 “애플이 2023년 OLED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이와 관련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가로로 접는 것이 아닌 위아래로 접는 클램쉘(조개껍데기) 방식을 적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스마트폰 가운데 현재 폴더블폰의 점유율은 1% 안팎에 그친다. 그럼에도 폴더블 아이폰 출시가 유력한 이유는 스마트폰의 폼팩터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소비자들에 차별성을 부각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단순 스펙 상으로는 애플보다 한 발짝 앞서 신기술을 시장에 도입하지만 하이엔드 시장에서 출하량은 애플이 삼성보다 월등하다”며 “초하이엔드를 지향하는 폴더블폰 시장에서도 애플은 최소한 삼성의 폴더블폰 만큼의 출하량을 목표로 신모델 출시를 준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