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홍의현 기자] 농협생명이 5년 만에 연간 당기순이익 1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신한라이프와와 농협생명의 생명보험업계 4위 싸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0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농협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1%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농협금융지주 계열사들이 공제하는 ‘농업지원사업비’를 포함하면 이보다 더 큰 1268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농협생명이 호실적은 지난 2015년부터 꾸준히 이어온 주력 상품 체질 개선의 효과로 풀이된다.
전국 농협은행 지점을 활용한 방카슈랑스 채널에 강세를 보여온 농협생명은 그간 저축성보험을 판매하며 실적을 쌓아왔다. 저축성보험은 노후생활자금 등을 대비하는 상품으로, 납입한 보험료보다 만기시 지급되는 급부금이 더 많아 수익성에서 불리한 측면이 있었다. 이에 농협생명은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보험을 늘리는 전략을 구사했다. 올해 농협생명이 출시한 신상품들도 건강보험이나 종합보장보험 등 보장성보험이 많았다.
또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던 투자수익도 상반기 주식 호황에 따라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유가증권 관련 손익에서 3887억원의 손실을 봤던 농협생명은 올 상반기 4952억원의 손익을 기록했다. 또 외환매매 및 파생 부문에서도 지난해 4000억원대 손실에서 올 상반기 8억원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순익이 오르자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올랐다. 농협생명의 상반기 ROA는 0.30%를 기록했고, ROE는 4.26%의 수치를 보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18%포인트(p), 2.13%p 상승한 것이다.
농협생명의 순이익은 지난 2015년과 2016년 약 1500~1600억원대를 기록했지만, 2017년부터는 1000억원 아래로 하락한 바 있다. 특히 2018년에는 해외 채권투자 관련 손실 등으로 인해 무려 114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기록한 982억원의 순이익으로 5년 만에 연간 당기순이익 1000억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이처럼 농협생명의 수익 구조가 개선되면서 업계의 치열한 순위 다툼도 예견된다. 농협생명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에 이은 업계 4위 자리를 오래도록 유지했지만, 지난 7월 신한라이프(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병)가 출범하면서 업계 5위로 밀려난 바 있다. 현재 농협생명은 약 65조원의 자산을 갖고 있으며, 신한라이프는 약 71조 5000억원의 자산 기록하고 있다. 아직 순이익 규모 면에서도 신한라이프(상반기 기준 3090억원)에 크게 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농협생명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올 하반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요인이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 상품의 규모가 크지 않고, 하반기 투자수익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주력 상품 체질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만큼, 시간을 두면서 수익 제고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라며 “특히 올 초 도입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과 핀테크와의 제휴 등 디지털 혁신으로도 호실적을 견인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농협생명의 실적은 모회사인 농협금융지주의 순위 다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우리금융지주에게 순익 부문 4위 자리를 빼앗겼다. 농협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각각 1조 2819억원과 1조 4197억원을 기록했다. 농업지원사업비를 제외하면 앞선 수치지만, 격차는 크지 않다. 이에 따라 농협생명이 하반기 실적에서 선전하면서 모회사의 효자 노릇을 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