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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MZ세대' 앓이

'젊은 층' 겨냥 메타버스·상품출시·이벤트 등 적극 행보
사내 호칭 '님' 통일 등 내부 소통 챙겨...남은 과제 '지속성'

 

[FETV=홍의현 기자] 금융권의 미래 고객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2030세대)’를 향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구애가 계속되고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올 하반기 사업전략회의를 통해 ‘MZ세대’ 공략을 목표로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안에서 이들과 소통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또 MZ세대 고객이 선호하는 상품을 개발하거나 MZ세대를 겨냥한 이벤트를 제공하는 등 이전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임 사장의 MZ세대 포섭 전략은 카드업계를 넘어 금융권 전반에서도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얻는다. 임 사장은 지난 16일 열린 ‘2021 하반기 사업전략회의’에서 “MZ세대 고객을 중심으로 사업모델을 강화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 의사결정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임 사장의 전략에 맞춰 신한카드는 ▲MZ고객 중심 간편결제 마케팅 활성화 ▲플랫폼과 엔터테인먼트 등 MZ고객 선호 제휴카드(PLCC) 확대 ▲아이폰 터치 결제 이용 확대 ▲메타버스 연계 게임 시장 공략 ▲MZ고객 전용 금융상품 개발 ▲AI 챗봇 확대 등 MZ고객 맞춤 전략을 하반기 사업 목표로 결정했다.

 

이 중 가장 먼저 뛰어든 것은 메타버스 관련 사업이다. 신한카드는 학계와 손잡고 공동의 프로젝트를 연구하기로 했다. ‘메타버스’의 저자로 잘 알려진 김상균 강원대학교 교수와 협약을 맺고, 금융권이 어떤 방식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을지 함께 연구하고 있다. 이는 금융권이 가진 기존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데 있어 더욱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겠다는 임 사장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임 사장의 메타버스 전략은 연구에서 그치지 않았다. 신한카드는 지난 21일 2억명의 글로벌 누적 가입자를 보유한 아시아 1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사업 진출에 빠르게 나서고 있다. 제페토는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플랫폼으로, 금융권이 네이버제트와 협약을 맺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신한카드는 앞으로 메타버스 특화 카드를 출시하고 제페토 내 가상공간을 구축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특화 카드에는 제페토에서 사용할 수 있는 10대 친화적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고객의 제페토 아바타를 카드 디자인에 반영하고, 현금을 주로 사용하는 중·고등학생 패턴에 맞춰 계좌 충전, 포인트 충전에 현금 충전 기능까지 추가한다. 신한카드의 가상공간은 네이버제트와 유명 크리에이터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선보일 예정이다.

 

 

MZ세대에게 친숙한 방탄소년단(BTS)과의 협업도 눈에 띈다. 신한카드는 BTS 소속사 하이브의 팬덤 플랫폼 자회사인 ‘위버스컴퍼니’와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신한카드는 위버스컴퍼니가 판매하는 BTS 앨범과 굿즈 등 팬덤 상품에 특화된 전용 카드를 개발해 하반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신한카드는 만 12세 이상 미성년자를 위한 가족 신용카드 ‘My TeenS’도 최근 출시했다. 이 카드는 부모가 자녀에게 발급해주는 형태로 제작되며 교통과 문구, 서점, 편의점, 학원에서 주로 이용할 수 있는 Z세대 전용 카드로 구성됐다.

 

임영진 사장의 MZ세대 전략은 신한카드의 이벤트성 마케팅으로도 활용된다. 신한카드는 지난 6월 진행한 ‘더프리뷰 한남’ 아트페어에서도 MZ세대와의 접점을 마련했다. 1996년생 MZ세대 작가의 작품을 전시해 10대들도 친숙하게 아트페어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으며, 작품 가격도 10만원대부터 시작해 MZ세대의 작품 콜렉팅 입문을 도왔다. 실제로 아트페어에서는 10대 콜렉터가 탄생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대학생들이 신한카드로 등록금을 납부하면 캐시백을 제공하거나 무이자 할부 또는 부분 무이자 할부로도 등록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혜택도 있었다.

 

임 사장은 회사 내부에서도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수평적인 조직을 구성하기 위해 사내에 ‘님 문화’를 정착시켰다. 실제로 직원들은 임 사장을 향해 ‘영진 님’ 또는 ‘임영진 님’이라고 친숙하게 부르고 있다. 타업권에 비해 보수적인 문화가 강한 금융권에서는 파격적인 행보다. 또 조직 내 영역별 MZ세대 직원들을 한데 모아 그룹을 만들고 기존 편제의 한계를 뛰어넘어 MZ세대만의 의견을 사장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임 사장은 수시로 MZ세대 직원들과 만나 가감 없이 이들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며 경영에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MZ세대와의 접점 마련에 박차를 가해온 임 사장에게 이제 남은 과제는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MZ세대가 주 소비층이 아닌 만큼, 당장 사업적인 면에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앞으로도 MZ세대에게 제공할 상품을 개발하고 또 이들과 소통하는 일을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차세대 금융 인프라를 선도하는 신한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