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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보험’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

‘아나필락시스’ 부작용만 보장 등 실효성 논란
저렴한 비용으로 가입 가능...“보장 내용 꼼꼼히 살펴야”

 

[FETV=홍의현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이른바 ‘백신보험(백신 접종 부작용에 대한 진단비를 보장하는 보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판매 중이거나 판매 예정인 상품들이 모두 ‘아나필락시스(백신, 독소 등 외부 항원에 반응해 일어나는 급성 전신성알레르기질환)’ 부작용에 대한 진단비만 보장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이 소비자들의 관심에 편승해 마케팅 전략으로 백신보험을 내놓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화재와 라이나생명 두 곳에서 백신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응급의료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특약을 기존 건강보험에서 선택할 수 있게 했고, 라이나생명은 미니보험 형태로 ‘안심되는 아나필락시스 쇼크 진단보험’을 판매한다. 삼성화재는 지난 3월 말 이 특약을 선보이면서 손해보험협회로부터 3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얻었다. 라이나생명의 경우 삼성화재와 동시에 상품을 개발해 배타적 사용권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달 말 배타적 사용권이 종료되는 즉시 다른 보험사들도 백신보험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은 건강보험의 특약 형태로 준비중이며 DB손해보험과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미니보험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들 상품 모두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중 하나인 '아나필락시스'에 대한 진단비만을 보장한다. 논란은 여기서 발생했다. 아나필락시스 외에도 부작용이 여럿 있는데, 한가지 부작용만 명시하고 있어 실제 보장을 받기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기존의 ‘실손보험’으로도 백신 부작용 등으로 인한 입원 및 통원 치료비, 약제비 등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에 새로운 특약이나 상품이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제기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는 아나필락시스 외에도 근육통과 두통, 발열 등 경미한 증상들이 있다. 이 부작용들은 대부분 약물을 투여해 치료할 수 있다. 코로나 백신 관련 가장 무서운 부작용은 ‘혈전증’이다. 혈전은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 생기는 혈액 덩어리를 뜻한다. 혈전이 혈관을 막으면서 피가 흐르지 못하면 심한 경우 뇌경색(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혈전증에 의한 사망자가 나오자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판매중인 백신보험은 '진단비' 200만원 보장으로 상품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특약 상품은 100원대, 미니보험은 1000원대의 저렴한 비용으로 가입할 수 있어 진단비 보장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필요한 상품”이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백신보험이 보험사들의 마케팅 도구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약 형태로 백신 부작용을 보장받으려면 기존의 보험상품을 가입해야 하는 만큼, 수익 창출을 위한 도구로 백신보험을 이용한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백신 부작용 관련 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도 더 경쟁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며 “백신보험의 보장이 본인에게 꼭 필요한 지 여부를 면밀히 살피고 가입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