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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의 초라한 IRP '성적표'

금융업권 '최저' 수익률 기록...대부분 1%대 머물러
보수적인 운영 기조 결과로 풀이...미래에셋생명 1위 올라

 

[FETV=홍의현 기자]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 유치 경쟁이 금융권 전체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가운데 보험업계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은행·증권 등 다른 금융업권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여서 업계 전반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생명·손해보험협회 공시 자료 등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의 최근 3년(2018~2020년)간 IRP 수익률은 2.34%로 업계 전체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부분 보험사들이 1%대 수익률을 기록한 것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인 것이다. 같은 기간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보인 보험사는 교보생명이었다. 교보생명은 미래에셋생명에 0.1%포인트(p) 뒤진 2.2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IBK연금보험(2.12%)과 롯데손해보험(2.10%), 한화손해보험(2.01%), 현대해상(2%)이 그 뒤를 이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신한생명, 동양생명, 흥국생명, KDB생명, DB생명, 푸본현대생명, 삼성화재,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부분 보험사들은 1%대라는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다. 이중 신한생명(1.70%)은 업계 전체에서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급변하는 투자 환경을 개인투자자들이 일일이 확인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미래에셋생명은 자산운용 전문가들이 직접 투자를 운용해왔기 때문에 IRP 수익률이 비교적 높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보험사들의 IRP 수익률은 시장 점유율과 비례하지는 않았다. 생명보험업계 IRP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생명은 최근 3년간 수익률 1.75%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마찬가지로 손해보험업계 IRP 점유율 1위사인 삼성화재는 이보다 더 낮은 1.7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화재의 수익률은 손보업계에서 가장 낮은 성적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자사 상품의 경우 원리금보장형으로 가입한 고객이 전체의 약 90%를 차지하기 때문에 ‘안정성’을 위주로 운영해왔다. 수익률이 다소 낮게 나온 것도 이러한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며 “최근 3년 수익률 기준이 아닌 5년, 10년 기준으로 보면 보다 높은 수익률이 나타나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IRP 상품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도 “보수적인 운용기조를 가져가고 있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오고 있다”며 “지속적인 고객 유치를 위해 운용내역을 주기적으로 고지하고, 기프티콘 지급 등 이벤트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권 전체로 보면 보험사들의 IRP 성적은 초라하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업계의 IRP 전체시장 연간 수익률은 금융업권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업계 수익률은 2.96%, 손보업계 수익률은 2.24%였다. 은행권은 3.50%의 수익률을 내며 보험업계를 앞질렀고 증권사는 무려 6.58%를 기록하며 타 업계보다 2~3배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이처럼 낮은 수익률은 IRP를 포함한 퇴직연금 전체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같은 기간 생보사의 퇴직연금 점유율은 22.6%로 전년 대비 0.2%p 줄었고, 손보사는 5.3%로 0.4%p 낮아진 성적을 냈다. 은행은 전년 대비 0.2%p 늘어난 51.7%, 증권사는 0.5%p 오른 20.5%를 나타냈다. 금융업권 중 유일하게 보험사의 점유율만 하락한 것이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IRP 운용규모가 작은데다 증권사의 높은 수익률은 증시 호황에 기초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보험사들의 IRP 운용규모가 많지 않기 때문에 큰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지는 않다”며 “다만, 저조한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일 수 있도록 실적배당형으로 운용하자는 ‘디폴트 옵션’이 최근 국회에서 논의됐는데, 원금 손실 우려가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