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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Why] LG 주가 하락에도 미소 잃지 않는 구광모...왜?

지주사 ㈜LG, LX홀딩스와의 인전분할 이후...첫 거래일, 주가 폭락
LG화학·전자·생활건강 ‘3총사’…1Q, 고실적 나타내며 LG도 ‘방긋’
2Q 업황, ‘긍정적’…“양호한 자회사와 신사업 투자로 주가 모멘텀 예상”

[FETV=김현호 기자] 구광모 LG 회장이 작은 아버지와 결별 이후 신통치 않은 첫 주가 성적표를 받았다. 당초 계열사 분리를 결정지은 이후 주가가 급등하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첫 반응은 냉담했던 것이다. 코스피 지수가 소폭 하향된 점을 고려하면 지주사인 ㈜LG 주가는 폭락한 수준이었다.

 

‘선택과 집중’의 효과가 시작부터 기대와는 다른 결과를 나타냈지만 그룹 계열사의 실적을 고려하면 기우(杞憂)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삼총사’로 불리는 LG화학, LG전자, LG생활건강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회사의 실적이 LG로 연결되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 회복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가 하락한 ㈜LG…왜?=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는 지난 1년 사이 주가가 2배 이상 오르며 지난달 28일, 52주 신고가(12만6500원)를 세웠다. 하지만 지난 27일, 이보다 14.2% 이상 감소한 10만8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LX홀딩스와의 인적분할로 거래가 중지된 지난 한 달 사이 코스피가 0.4% 빠진 점을 고려하면 체면을 구긴 것이다.

 

주가가 떨어지면서 LG 시가총액도 급락했다. 4월 말 종가 기준, LG 시총은 19조8985억원에 달했지만 이달 27일에는 3조원 가까이 줄어든 17조671억원에 그쳤다. LG는 28일에도 10만7500원에 거래를 마감해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규 상장된 LX홀딩스에 편입된 계열사가 LG의 NAV(자산가치) 산출시 제외된 점을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앞서 LG는 지난 3월, 구광모 LG 회장의 작은 아버지인 구본준 회장이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등 4개 자회사를 분리하는 인적분할을 결정했다. 전자·화학·통신사업 등 ‘선택과 집중’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LG 주가는 4월에만 40% 가까이 올랐다. 당시 구 회장은 “비핵심 사업을 정비했고 주력사업과 성장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룹 NAV 책임지는 ‘삼총사’…1Q부터 고성장=LG의 주가 하락은 단기적으로 급등했던 만큼 조정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분할로 NAV가 떨어질 수 있지만 LG 계열사의 가치와 미래전망을 고려하면 주가 회복의 모멘텀도 충분해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상향조정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룹 NAV의 핵심 기업인 LG화학과 LG전자, LG생활건강은 1분기부터 ‘새역사’를 세웠다. LG화학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출하를 확대하고 지속적인 수율(생산품 가운데 합격품 비율) 개선과 원가 절감의 노력 끝에 분기 사상 실적을 세웠다.

 

가전으로 ‘날개’를 세운 LG전자도 역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8조8095억원, 영업이익은 1조516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7%. 39.1% 증가했다. 가전사업을 책임지는 H&A부문이 회사의 사업부문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9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점이 주효했다.

 

국내 대표 ‘황제주’인 LG생활건강도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1분기 매출은 2조367억원, 영업이익은 3706억원을 기록해 매출은 61분기째, 영업이익은 64분기 연속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중국의 사드 보복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뷰티사업은 중국 소비시장 분위기가 바뀌면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성장세로 전환됐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의 목표주가를 17만원으로 설정하면서 “분할 결정은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고 분할 이후 지주가 성장성을 확보해 하는 경영 전략을 기대한다”며 “LG는 선택과 집중을 토대로 변화의 속도가 빨라져 성장 전략의 구체성이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2분기도 달린다…LG, 기업가치 ‘점프업’=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일제히 상승하면서 LG의 실적도 크게 올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는 1분기 매출 2조1804억원, 영업이익은 1조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 87%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IT서비스 회사인 LG CNS의 비중이 높았지만 영업이익은 연결회사로부터 수취한 배당 확대가 높아 높은 수익을 나타냈다.

 

 

계열사의 성장은 앞으로도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LG화학은 10조3719억원의 매출과 1조3125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측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 129%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어 LG전자는 같은 기간 두 배 이상 증가한 1조908억원, LG생활건강은 16% 오른 3515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할 예정이다. 앞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초격차’ 라는 단어를 쓰면서 기술 개발과 설비 증설을 위해 매년 1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EV(전기차) 침투율이 확대되는 가운데 배터리 증설 효과가 실적에 본격적으로 계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버리고 전장 사업을 키우며 사업재편을 추진하고 있는 LG전자는 가전사업에 의존하지 않는 기업으로 탈바꿈화 될 것으로 보인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VS(전장)사업부는 완성차의 생산차질과 물류비 증가 등으로 일시적으로 적자가 확대되겠지만 하반기에는 완성차 생산량이 회복되고 VS사업부의 흑자전환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영향에도 끄떡없던 LG생활건강은 소비가 회복되면서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허제나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이후 중국 소비 회복세는 가파르고 국내 면세시장 회복 속도 또한 이를 방증한다”며 “생활용품은 3분기까지 기저 부담이 지속될 것이나 하반기 갈수록 프리미엄 브랜드의 매출성장이 수익성둔화 폭을 상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요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에 구광모 회장의 역할이 컸다면 계열 분리 이후 구 회장의 영향력 강화와 양호한 실적 흐름이 지속될 수 있는 기대가 있다”며 “양호한 자회사 실적 흐름과 순현금을 이용한 AI 등 신사업의 투자 등으로 주가 모멘텀이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