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정경철 기자]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공개(IPO)로 그룹 내 지배구조 개편과 기업가치 재평가 두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다. 이에 현대엔지니어링의 '성골' 출신 김창학 사장의 올 한해 경영성과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IPO 흥행을 위해 실적 반등과 ESG트렌드에 맞는 친환경 이슈공략 등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2019년에 취임한 김창학 사장은 30여년을 현대엔지니어링 화공부문에서 일해 온 '성골' 전문가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작년 3월 현대엔지니어링 주주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아 오는 2023년까지 지휘봉을 잡게 됐다. 김 사장은 국내외 성공적 수주성공으로 주주들의 신임을 얻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주력 수익모델이던 해외플랜트 시장의 위축에도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도시정비사업을 포함한 비플랜트사업을 확대해 위기 해결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평이다.
김 사장의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4년 4월 현대차그룹의 비상장 건설 계열사 현대엠코와 합병해 새로 탄생한 법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2일 상장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 KB증권, 골드만삭스를 선정했다. 이달 중 상장 주관사단과 첫 공식 회의를 열고 IPO 흥행을 위한 전략회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고리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지분 보유중인 유일한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의 11.7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 시 예상되는 시세차익으로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발생하는 양도세 등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건설사들은 상장전 다소 기업평가가 박하게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다. 경기에 따라 실적변화가 큰 업종으로 알려져 미래성장성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 7조1884억원, 영업이익 2587억원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선방했다는 평이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년 연속 줄었다. 일각에서는 공모주 청약과정에서 투자수요에 대한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
기업가치 제고 위해 현대엔지니어링이 '친환경' 인프라 사업 역량을 강화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국내외 ESG경영(환경·사회·기업구조)이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친환경 인프라 건설수요가 대두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향후 청정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 '그린뉴딜' 사업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지속적으로 투입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해당 관련 예산만 2025년까지 4년간 2조달러(약 2400조원)에 달하는 규모로 알려져있다.
김 사장의 현대엔지니어링은 업계 최고 수준 신용등급(AA-)과 1조1882억원에 달하는 현금 가용능력을 보유했다. 최근 수주전에서는 조합원에게 후분양 등 우수한 금융조건을 제시해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힐스테이트' 브랜드 자존심으로 기존 건설업계에 드리운 편견을 떨쳐내고 IPO 흥행에 성공할지 업계의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