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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뉴스+] 두산 박정원 '두산밥캣 효과' 신바람

인프라코어 투자부분과 합병 마무리…1년간의 구조조정 마무리
계열사·자산매각 이후 끝까지 남겨둔 두산밥캣, 실적·주가 高高高
‘초호황’에 빠진 미국 주택경기…美 의존도 높은 밥캣, ‘수혜’ 예고

 

[FETV=김현호 기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계열사와 자산을 잇따라 매각하면서 ‘새판짜기'를 완료했다. 두산중공업과 분할한 두산인프라코어의 합병을 끝으로 구조조정을 사실상 마무리 지었다. 이로써 박 회장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요구한 재무구조 개선 요구사항을 1년 만에 지켜냈다.

 

구조조정후 외형이 축소된 두산그룹은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수소와 풍력발전, 터빈사업 등에 집중하고 있다. 시작 초기 단계인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매각 리스트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두산밥캣이 두산그룹 핵심 캐시카우로 급부상하는 등 ‘효자역할'을 하고 있어 주목 받고 있다.

 

건설기계 장비를 등을 생산·판매하는 두산밥캣은 인프라코어가 매각되면서 그룹의 유일한 ‘캐시카우’로 분류된다. 지난해 실적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1분기부터 ‘새역사’를 기록하더니 올해 최대 실적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미국의 주택수요가 폭증하는데다 정부 당국이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면서 두산밥캣의 지속적 ‘특수’가 예고되는 상황이다. 

 

◆체질개선 1년 만에 마무리…두산밥캣은 지켰다=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의 투자부분과 합병을 위해 지난 13일, 주주총회를 열고 1년여간 진행된 구조조정을 마무리 지었다. 손자회사였던 두산밥캣은 공식 합병기일인 7월1일 이후 자회사로 변경된다. 건설 중장비와 엔진 등을 생산하는 인프라코어의 사업부문은 현대중공업그룹에 매각을 앞두고 있다.

 

앞서 유동성 위기에 빠져있던 두산그룹은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을 지원받은 이후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박차를 가했다. 이를 위해 인프라코, 두산솔루스, 두산모트롤 등 계열사와 두산타워, 클럽모우CC 골프장 등을 줄줄이 매각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두산은 3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잇따른 계열사 매각을 하면서도 박정원 회장은 두산밥캣을 끝까지 지켜냈다. 밥캣과 인프라코어는 두산그룹의 ‘캐시카우’로 두 회사가 기록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각각 36억2870만달러(약 4조1000억원), 7조9341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인프라코어의 부채비율은 168%인 반면 밥캣은 71%에 불과해 두산그룹의 진짜 ‘알짜 회사’는 밥캣으로 분류된다.

 

 

◆“지켜낸 보람있네”…두산밥캣, 가치 高高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 18.4% 감소했다. 반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6.4% 오른 5653억원으로 끌어올렸다.

 

두산밥캣의 올해 영업이익은 5700억원대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2016년 공시 이후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던 지난 2018년(약 4713억원)대비 21% 늘어난 수치다. 앞서, 회사는 1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97.3% 늘어난 1713억원의 흑자를 올려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냈다.

 

실적이 올라간 만큼 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지난 6일, 5만1100원에 거래를 마감했고 11일에는 5만1600원을 기록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14일 종가는 4만9300원으로 5만원이 붕괴됐지만 현재 주가는 52주 신저가를 나타냈던 지난해 5월18일(2만3050원) 이후 113% 이상 증가했다.

 

◆미국 주택수요 ‘특수’…美 비중 높은 두산밥캣, ‘활짝’=두산밥캣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세계 각국이 경기부양책을 쏟아내면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경기가 초호황에 빠진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의 초대형 인프라 투자확대 방안이 더해지면서 ‘특수’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06년보다 더 미쳤다”고 평가한 미국 주택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및 펜트업 수요와 저금리까지 겹치면서 시중자금이 주택으로 몰리게 된 결과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주택 시장은 공급을 초과하는 수준의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재고까지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주택가격 지수인 케이스쉴러 지수는 올해 2월, 246.04을 기록하며 역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는 ‘주택버블’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키기 직전인 지난 2007년보다 20% 이상 높은 수치다. 이 지수는 미국 내 모든 단독주택의 가격을 평균 산출한 것으로 지수가 높을수록 실물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전체 임대 주택 공실률은 7% 미만으로 지난 1980년대 이후 가장 낮았다. 미국 상무부가 밝힌 신규주택 착공 건수는 지난해 12월, 167만건을 기록해 전월 대비 5.8% 급증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주거용 인프라를 위해 6500억달러(약 734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주택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두산밥캣은 미국에서만 전체 매출 가운데 73%를 벌어들여 미국 비중이 높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월 북미 신규 주택 착공 건수는 2007년 이후 최대치를 경신할 정도로 수요가 급증했다“며 ”하반기 인프라 투자 진행시 실적과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닝서프라이즈에 따른 기저효과로 분기 실적 모멘텀이 약화된다는 우려는 기우“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