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본사 [사진=LS전선]](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519/art_16208651099232_4c6584.jpg)
[FETV=김현호 기자] 실물경기 회복의 지표로 사용되는 구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됐던 글로벌 경기가 서서히 회복징후를 보이면서 세계 각국에서 대규모 투자 계획이 잇따르는 등 구리 수요 폭증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구리는 신재생 에너지를 저장•운반하는데 효율성 높은 친환경 핵심 원자재로 각광받고 있다.
보통 원자재 값이 상승할 경우 제조기업의 원가부담이 높아지지만 전선업계는 ‘에스컬레이션’ 조항에 따라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진다. 이 조항은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경우 이를 제조 단가에 반영할 수 있어 평균판매가격(ASP)을 높이는데 사용된다.
이같은 구리 수요 급증에 신바람 난 곳은 바로 국내 유일의 해저케이블 생산 기업인 ㈜LS다. ㈜LS는 자회사인 LS전선의 호재에 힘입어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하기 때문이다. 이미 LS전선은 사상 최대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인프라 투자 확대의 최대 수혜주로 LS전선을 주목하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소는 구리가격=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구리 가격은 12일 기준, t당 1만537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던 지난 10일(1만725달러)보다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현재 구리는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2011년 2월(1만190달러) 기록을 갈아치웠다.
구리 ‘몸값’이 폭등한 상태지만 현재 ‘없어서 못 판다’는 수식어가 나올 만큼 귀해졌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LME의 구리재고량은 12일 기준, 17만여t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비축 물량이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구리 가격이 t당 1만5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해 수요와 공급의 괴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구리는 전선 제조원가에 60%에 달하며 전류의 흐름을 원활하게 움직이도록 도와준다. 이에 전기차 배터리와 친환경 에너지 발전에 필요한 각종 와이어와 배관 등에 사용된다. 미국 바이든 정부가 경기 활성화 정책으로 철도, 전력망, 전기차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한 만큼 구리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몸값' 올라가는 ㈜LS=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S는 12일 7만4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전 거래일대비 2800원 줄어든 숫자다. 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던 올해 1월8일(7만8500원)보다 4000원 가량 낮다. 이런 가운데 ㈜LS 주가는 지난 2018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LS의 몸값이 올라가는 이유는 LS전선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LS는 LS전선을 비롯해 농업 기계 제조업체인 LS엠트론, 전기·전자 등 각종 자동화기기를 제조 및 판매하는 LS일렉트릭 등을 연결실적에 반영하는데 전체 매출 가운데 LS전선의 비중이 가장 높다.
![LS전선 해저 케이블 [사진=LS전선]](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519/art_16208651094649_b26ebe.jpg)
LS전선은 현재 생활 및 산업용 전력을 송수신하기 위해 각종 전력·통신케이블을 생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S전선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3.1% 증가한 5조8438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수주 잔고는 20% 늘어난 2조4826억원에 달했다. 한국전력공사로부터 2324억원 규모의 해저 케이블 사업을 수주한 효과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구리가격 상승은 관련 제품의 수요 증가를 예측할 수 있는 가격 지표로 LS 실적에 긍정적”이라며 “초고압전력선과 해저케이블 중심으로 전선 수주가 증가하고 글로벌 전선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춰 고부가가치 제품 수주 증가로 성장성과 함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차세대 에너지’로 평가되는 풍력발전은 LS전선의 수주 곳간을 채워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오는 2030년 해상풍력시장은 2019년대비 6배 커진 177GW를 예측했다. 또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2040년 이후 발전량 가운데 해상풍력이 에너지원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상풍력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육지로 보내기 위해서는 해저 케이블은 반드시 필요하다. LS전선은 송전급 해저 케이블을 제조부터 시공 등 전과정을 아우르는 해저케이블 생산기업이다. 해저케이블 기업은 LS전선을 비롯해 전세계 5개 기업뿐이다. 정부는 ‘그린 뉴딜’ 정책중 하나로 해상풍력을 선택하고 오는 2030년까지 5대 해상풍력 강국 도약을 선언했다. LS전선의 모기업인 ㈜LS 입장에선 '천군만마'와 같은 호재중의 호재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