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정경철 기자] 국내 IT기업과 게임사, 이통사 및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 등 ICT기업간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ICT기술 인프라의 발전으로 기존의 디지털 기반 플랫폼뿐 아니라 유통·엔터·오프라인 기반 등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이 인재확보 경쟁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 능력, 역량, 성과등을 금전적 보상으로 책정=게임업계 맏형격인 엔씨소프트의 파격적인 임금인상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엔씨소프트가 "신입사원 몸값 상한선을 없앤다"며 게임업계發 임금인상 대열에 동참, 임금인상 경쟁에 기름을 부었다. 능력위주, 역량위주의 연봉을 책정하겠다는게 골자다. '대졸초임제 폐지'를 선언하고 개발직군 5500만원, 비개발직군 4700만원으로 '최소기준'을 뒀다. 올해 1월 입사한 공채 신입사원부터 적용된다.
최근 게임업계가 골치를 겪고있는 인재 이탈을 막고, 더 실력있는 인력확보를 위한 조치다. 특히 신입사원이라도 '걸출한 인재'라면 상사보다 높은 대우를 해주겠다는 메시지다. 엔씨소프트는 이에 더해 기존 인센티브 체계와 별도로 'CEO 특별 인센티브' 800만원도 전 직원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연초부터 넥슨, 넷마블, 컴투스, 크래프톤 등 게임사들은 경쟁적으로 600만~2000만원 수준의 연봉인상을 발표했다.
◆ 인재 확보 및 인력유출을 막는 유일한 방어수단=이제는 단순히 게임사들만의 경쟁이 아니다. 최근 '빅테크'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한 이동통신사 SK텔레콤도 임금협상을 통해 전 직원 성과급 800만원 지급 예정을 전했다. SKT 관계자는 "통신업계를 넘어 ICT 산업 전체에서 최근 치열해지고 있는 Market내에서 최고의 인재 확보하겠다"며 "최상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 최고 수준의 인재확보 및 보상 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O2O업계에서도 경쟁 흐름은 이어졌다. O2O는 'Oneline to Offline'의 약자로 온라인으로 모객해 오프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대표적인 예로 배민이나 직방, 야놀자처럼 일상 생활 편의를 제공하는 플랫폼들이 꼽힌다. 숙박앱 '야놀자'는 전직원에게 1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지급했고, '국민 배달앱' 배달의민족은 개발자 초봉을 인상했다. 최근 부동산 앱 운영사 직방도 개발직군 연봉을 IT업계 최고수준으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 '금값으로 치솟은 개발자 몸값...'서비스 경쟁력' 직결=특히 IT 융합 플랫폼이라면 개발자는 '대체불가 필수인력'이다. 개발자들의 입장에선 '좋은회사'로의 이직을 위해 좋은 커리어가 필요하다. 초기 모델(프로토타입) 개발까지는 주니어급 개발자들도 참여가 가능하지만 본격 서비스 진출을 위해서는 중견급, 고급 개발자가 아니면 '손도 못대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결국 주니어 개발자 육성보다는 고급·중견급 실력있는 개발자 채용이 주류흘 형성한다는 것이다.

'A급 개발자'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핀테크업체들은 개발자들의 능력이 곧 회사의 능력이나 매한가지다. IT기업들이 몰려있는 판교역에는 카카오뱅크의 경력개발자 모집 광고가 걸려있는데, 채용절차 하루면 된다며 두자릿수 이상 인원 '초스피드' 채용을 선언했다. 토스와 핀다같은 테크핀 업체들도 경력 개발자 입사시 1억원의 스톡옵션을 지급한다.
◆ 쿠팡,빅히트 등 다양한 기업들 개발자 확보 총력전=이같은 '개발자 모시기' 양상은 전 산업군에서 나타나고 있다. 또 자금력이 열악한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등 작은 기업들은 인력난에 허덕이는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인재들이 쿠팡이나 빅히트 엔터테이먼트 등으로 이직했다고 알려졌다. IT 기술의 발달로 유통과 엔터산업에서 개발자 경쟁력은 곧 서비스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SSG닷컴·11번가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최근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개발자를 공격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개발자의 능력에 따라 고객 확보와 이윤창출과 직간접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메타버스 등 다양한 신기술을 활용한 개발자들과의 협업이 좋은 지표 확보에 도움 되기 때문이다. 경력· 실력 있는 기술자는 고객선호도 조사, 유통 일원화, 마케팅, 흥미유발, 방문률 증대 등 다방면의 서비스 개발·개선에 꼭 필요하다.
IT 스타트업계 한 관계자는 "개발자들이 높은 대우를 받게 되는것은 긍정적인 신호라 생각된다"면서 "비전과 경제성 계획이 확실한 기업들로 개발자들의 '내 회사 고르기'가 심화될 예정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반대로 스타트업계에서는 울며겨자먹기로 몸값이 오른 중견기술자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중인데, 사람 구하기가 쉽지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