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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Pick]신세계 '남매경영' 기상도...이마트 '맑음' vs 신세계 '흐림'

이마트 지난해 연매출 20조 돌파하며 '승승장구'...유통업계 최초
강희석표 구조조정과 오프라인 강화 전략 효과 본궤도...다음은 SSG닷컴
정용진 부회장 야구단 인수 이어 네이버와 회동...미국 진출도 속도
신세계 지난해 영업이익 80% 급감...코로나19 타격 지속
3,4분기 회복세 긍정적...강남점 2년연속 2조원클럽 가입으로 자존심 지켰다

 

[FETV=김윤섭 기자] 지난해 9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지분증여로 명실상부한 '남매경영' 체제를 굳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1년여만에 명암이 뒤바뀐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정용진 부회장이 최대주주인이마트는 코로나19라는 악재속에서도 연매출 20조 시대를 열며 다시 한번 전성기를 구가하는 반면 수년간 승승장구한 정유경 총괄사장 몫의 신세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80% 급감하면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이마트 실적부진'과 '신세계 나홀로 호황'으로 편가르기 양상을 보이던 1년여전 신세계그룹 남매경영의 분위기완 180도 다른 모습이다.  

 

◆ 이마트 지난해 연매출 20조 돌파하며 '승승장구'...흑자전환 성공=1년 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며 우려를 자아냈던 '이마트'와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던 신세계가 정반대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 특히 지난해 9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지분증여로 정용진, 정유경 남매가 각각 이마트, 신세계의 최대주주로 오르면서 남매 경영 체제가 확고해진 이후 첫 실적 성적표인만큼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매출 20조 시대를 열며 화려한 한해를 보냈다. 연매출 20조는 1993년 이마트가 창사한 이래 27년 만에 거둔 역대 최고 실적이며 유통기업중 최초다. 이마트는 지난 9일 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1조3949억 원, 영업이익 2371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7.8%, 영업이익은 무려 57.4%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62% 늘어난 3625억 원을 기록했다. 역성장을 보이던 할인점의 기존점 신장률이 지난해엔 1.4% 성장세로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강희석 대표와 정용진 부회장의 과감한 투자 전략이 이마트의 질주를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경쟁사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경영을 진행한 반면 월계점을 필두로 오프라인 점포 리뉴얼에 과감한 투자를 통해 오프라인에서 경쟁력을 키운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 강희석표 구조조정 본궤도...정용진 부회장의 과감한 도전 통했다=강 대표가 취임 직후부터 공을 들인 전문점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의 총매출 신장률은 2019년 22.4%에서 2020년 23.9%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로 장 보는 횟수를 줄이는 대신 한 번에 대용량을 구매하는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SSG닷컴은 올해 목표였던 거래액 3조6000억원을 넘어 거래액 4조원, 매출액은 1조3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마트24는 17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2014년 편의점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특히 3분기에 점포수 5000개를 돌파하는 등 외형확대에 힘입어 매출 444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21.9% 증가하는 등 향후 성장과 이익 개선에 대한 전망을 밝혔다. 신세계TV쇼핑도 영업이익 78억원을 기록하며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가 기존점 성장과 더불어 자회사인 SSG닷컴, 이마트24 등의 실적 개선을 통해 3분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며, “앞으로도 그로서리 차별화, 고객중심 매장 등 본업 경쟁력 확대와 수익 중심 사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의 다음 도전은 프로야구 시장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그간 체험형 공간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던 만큼 색다른 사업모델이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6일 인천 SK와이번스 프로야구단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KBO 한국 프로야구 신규 회원 가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마트가 SKT가 보유하고 있는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인수하게 되며, 연고지는 인천으로 유지한다.

 

 

◆ 정용진 부회장 야구단 인수 이어 네이버와 회동...미국 진출도 속도=신세계의 SK와이번스 인수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강력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정 부회장은 그간 지속적으로 쇼핑과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체험형 공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2016년 스타필드 1호점을 열 당시 정 부회장은 "앞으로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테마파크의 경우 이미 경기도 화성에 약 418만㎡(127만평) 규모로 건립을 추진 중이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가 성사된다면 오프라인 플랫폼 강점이 있는 체험·경험 등의 기능을 기존 신세계그룹 유통 채널과 결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프로야구 관중의 주축이 20~30대 연령층이고, 여성 관중 또한 증가하고 있어 향후 소비를 주도할 세대들을 마케팅 측면에서 타겟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속도가 늦춰졌던 미국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정용진 1년여만에 다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현지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확대 전략을 직접 확인하고 최신 유통 트렌드를 살펴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15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최근 미국으로 출국해 현지 사업을 둘러보고 있다.

 

정 부회장의 이번 미국 방문은 지난해 1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 최대 유통 전시회 'NRF 2020' 참석 이후 약 1년 만이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방문이 어려웠지만 현지 사업과 관련해 현안들이 쌓이면서 1년만에 다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이마트는 2018년부터 미국 진출을 준비했다.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전반적인 미국 사업이 생각만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는 만큼 이번 출장 이후 가시적인 변화가 일어날 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PK마켓 1호점 출점 여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01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 지역 번화가인 사우스 올리브 스트리트 712번지(주얼리 디스트릭트)에 있는 복합 상업시설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이마트는 6층 건물 중 1∼3층(총 4천803㎡)을 임차해 PK마켓 미국 1호점을 연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미국 현지 사업 점검을 목적으로 출장 중" 이라며 "구체적인 일정에 관해선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 신세계 지난해 영업이익 전년대비 81% 급감...하반기 회복세 긍정적=잘나가는 정용진의 이마트와 달리 정유경의 신세계는 먹구름이다. 반면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는 지난해 이마트와는 정반대의 성적표를 받았다. 3분기와 4분기 빠른 회복세를 보였지만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81% 감소하는 등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다만 강남점이 2년연속 2조원클럽을 달성했고 센텀시티, 광주 신세계 등 지역1번점의 역할을 하는 대형점포들과 자회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올해 실적을 반등시키겠다는 포부다.

 

신세계는 2020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1.1% 감소한 88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7일 공시했다. 이 기간 순매출은 25.5% 감소한 4조766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2019년 매출 6조4000억, 영업이익 4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쾌속질주를 이어가던 신세계가 코로나19라는 큰 방지턱을 만나게된 셈이다.

 

당시 다른 백화점들이 실적 부진을 겪으며 구조조정 및 부실사업 정리를 추진하는 가운데 호실적을 거두며 더욱 주목을 받았다. 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2019년 매출 2조 원을 넘어서면서 국내 최초 연매출 2조 원대 백화점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2017년 이후 3년 연속 백화점 단일점 매출 1위를 지켰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백화점사업에서 초대형 점포를 앞세워 1등을 차지하는 전략을 펼쳤는데 이런 전략이 성과로 돌아왔다는 평이다.

 

 

◆ 3,4분기 회복세 긍정적...강남점 2년연속 2조원클럽 가입=지난해 힘든 한해를 보낸 신세계지만 3분기에 이어 4분기도 흑자에 성공하면서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는 평가다. 신세계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 3403억원, 영업이익 1031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인 2020년 3분기에 비해 매출은 10.4% 늘었고, 영업이익도 4배 늘었다.

 

신세계는 4분기 실적은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도 백화점 및 연결 자회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백화점 4분기 매출은 4111억원으로 2019년 동기 대비 -4.4% 소폭 하락하며 어려운 업황을 이겨냈으며, 직전 3분기 대비로는 13.0% 신장하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617억원(전년대비 -27.7%)으로 전분기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신세계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광주신세계 등 광역상권을 기반으로 한 대형점포는 전년보다 오히려 매출이 늘며 실적 회복을 견인했다.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2030 고객 매출이 2019년 4분기보다 8.7% 증가하며 향후 백화점의 성장 전망에 청신호를 켰다.

 

특히 강남점은 2년연속 연매출 2조원을 달성하면서 대표 점포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지난 2019년 매출 2조 원의 벽을 넘어선 데 이어 2년 연속이자, 프랑스의 갤러리 라파예트와 영국 해러즈 등 2조 클럽 백화점이 타격을 입음에 따라 최소 글로벌 '톱 3' 자리를 보장받았다는 평가다. 이는 △강남점 해외패션전문관 리뉴얼 △경기점 스포츠관 리뉴얼 등 공간의 혁신과 △식품 · 생활 장르별 핀셋 VIP 제도 △베이커리 · 양곡 구독 서비스 도입 등 백화점 본업의 경쟁력 강화와 차별화 서비스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 자회사 실적 상승세...면세점 4분기 흑자전환=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디에프, 센트럴시시티, 까사미아 등 신세계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도 눈에 띈다. 먼저 신세계디에프 매출은 4분기 매출 4558억원, 영업이익 2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을 이뤘다.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가 9월부터 영업요율 방식으로 전환된 점이 주효했다. 신세계디에프가 분기 흑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3개분기만이다.

 

신세계디에프는 면세품 내수판매와 무목적 비행 등 면세업계 지원 방안을 적극 활용해 실적 회복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과 해외패션사업 부문의 성장으로 4분기 매출은 3835억원(전분기 대기 14.9%),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74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 부문은 중국의 소비심리 회복과 국내 수입 화장품 수요 증가로 매출이 전분기 대비 17% 신장했다. 특히 수입 화장품은 전년 동기 대비로도 36.7% 신장세를 보였다.

 

센트럴시티도 점진적인 호텔 투숙율 상승과 임대매장 실적 회복으로 매출 623억원, 영업이익 175억원을 달성했다. 매출(7.2%)과 영업이익(25.0%) 모두 전분기대비 상승하며 흑자경영을 이어갔다. 지속적으로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는 까사미아는 신규점 효과와 더불어 주거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으로 전년대비 매출이 28.1% 성장했다. 영업손실은 30억원으로 전년 4분기보다 적자 폭을 크게 줄여 올해는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 한 관계자는 “어려운 대외 환경 속에서도 백화점의 빠른 매출 회복과 신세계디에프 흑자 전환 등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3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며 “백화점 신규점 출점과 더불어 면세사업의 지속적인 실적 회복, 해외패션·화장품 중심의 견고한 SI 매출로 올해 더욱 호전된 실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