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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자동차금융시장' 놓고 본격 혈투

하나-우리, 카드·캐피탈 강화...신한-국민 '수성' 나서
매년 큰 폭 성장...비은행 부문 강화에 중요성 커져

 

[FETV=권지현 기자] 국내 자동차금융시장의 '양강 구도'가 깨질까.

 

신한금융과 KB금융이 주도하던 자동차금융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하나금융이 하나카드를 통해, 우리금융은 자동차금융에 특화된 아주캐피탈 인수를 통해 '도전장'을 내밀면서다. 금융지주의 비은행 부문 강화와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 감소 등이 맞물리면서 자동차금융 선점 전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지주들은 캐피탈사의 전유물이었던 할부금융을 ‘자동차’ 부문으로 좁히며 은행, 카드 등 다른 계열사까지 싸움에 참여시키고 있다. 자동차금융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자동차 금융시장은 해마다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00년 3조원 수준이었던 자동차금융 시장은 2011년 10조원을 넘기며 약 14조원 규모로 커졌다. 2019년에는 21조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중 자동차금융 강화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한금융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0월 각 계열사에서 운영하는 자동차 할부금융 플랫폼인 신한은행의 ‘마이카’와 신한카드의 ‘마이오토’를 하나로 만들어 ‘신한 마이카’를 출범시켰다. 금융지주 첫 자동차금융 플랫폼 통합 사례다. 카드사 가운데 할부금융 부문 최고 실적을 내는 신한카드 플랫폼을 그룹 은행 플랫폼과 병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났다. 신한카드의 작년 3분기 할부금융 실적은 1조5500억원을 돌파했다.

 

주목할 점은 서비스의 폭이다. 대출한도조회와 추천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추가했으며 신차·중고차 대출뿐만 아니라 리스·렌터카·할부금융 등 본인에게 맞는 금융상품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자동차금융과 직접 연관된 이들 서비스 외에 ‘차량 용품 쇼핑몰’을 통해 생활 서비스를 갖춘 것이 눈에 띈다.

 

 

KB금융지주는 올해 캐피탈사와 카드사를 통해 자동차금융 1위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KB차차차’ 등의 서비스를 선보이는 KB캐피탈은 작년 3분기 930억원의 할부금융 실적을 거뒀다. 이는 신한캐피탈(150억원)보다 5배 이상 앞선 규모다. 반면 같은 기간 KB국민카드의 할부금융 실적은 9530억원으로 신한카드에 약 6000억원 가량 적었다. 이에 KB금융은 KB캐피탈의 업계 1위 지위를 지키는 한편 국민카드의 자동차 할부금융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국민카드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민카드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개인 간 중고차 직거래 시 개인 판매자에 신용카드 가맹점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해 현금 결제만 가능했던 직거래를 신용카드로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데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동철 국민카드 사장은 올 신년사에서 “2021년은 중고차 할부금융 등 사업 다변화에 힘써 수익과 성장 기반을 견고하게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의 하나카드는 최근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4대 금융지주의 모든 카드사들이 자동차금융 시장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하나카드의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은 국내외 모든 브랜드의 차량구매 시 이용 가능하며 하나카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한도 조회, 예상금리 확인, 차량정보 등록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카드사의 기존 한도조회, 대출관련 상품, 카드정보 등록 등 앱 서비스를 오토금융에까지 확장한 셈이다.

 

하나카드의 자동차 할부금융 진출과 함께 하나캐피탈이 주목 받고 있다. 하나캐피탈의 작년 3분기 할부금융 실적은 284억원 이다. 아직 KB캐피탈과는 차이가 크지만 신한캐피탈과의 격차를 더 벌리며 KB캐피탈을 뒤쫓고 있다.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을 통해 자동차금융 시장 ‘다크호스’로의 부상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아주캐피탈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우리금융캐피탈로 사명을 바꿔 새롭게 출범시켰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캐피탈사가 없었지만 이번 인수로 자동차금융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발판을 확보하게 됐다.

 

우리금융은 자동차 할부금융에 큰 강점을 갖고 있는 아주캐피탈 편입을 통해 우리카드의 낮은 시장지배력을 보완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리카드의 작년 3분기 할부금융 실적은 4956억원이다. 반면 아주캐피탈은 작년 9월 말 기준 1290억원의 실적을 냈다. 이는 KB캐피탈과 신한캐피탈의 실적을 합친 것보다 많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은행업 진출 등이 가속화되고 있어 금융지주들은 올해 비은행 부문의 수익 강화를 위해 더 치열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며 “해마다 성장하는 자동차금융 시장은 정체된 은행업과 달라 금융지주에게 분명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