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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지난해 실적 '선방'...변수는 '코로나 충당금'

순익 1.3% 감소 전망...신한· KB· 하나는 증가할듯
4분기 대규모 충당금 적립하면 예상치 밑돌 수도

 

[FETV=유길연 기자] 4대 금융지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지난해 호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4분기 대규모 ‘코로나 충당금’ 적립으로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4대 금융지주사의 연간 당기순이익 추정치 합계는 10조8361억원이다. 1년 전(10조9791억원)과 비교해 1.3% 소폭 감소한 규모다.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하면 선방한 실적이라는 평가다. 

 

같은 기간 순익이 25.08%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우리금융(1조4027억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금융지주는 실적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예상됐다. 신한금융의 4분기 순익은 3조4535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4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은 3조4591억원으로 같은 기간 4.4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금융(2조5028억원)은 가장 높은 상승률인 4.45%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금융지주가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점쳐지는 주요 요인은 ‘비은행의 힘’이다. 은행은 코로나 충당금으로 지난 3분기 누적 순익이 전년과 비교해 줄었다. 반면 비은행 계열사들은 증권사·카드·캐피털을 중심으로 실적이 크게 늘었다. 특히 1분기 코로나19 충격으로 부진에 빠졌던 증권사들은 증시 호황을 타고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이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그러나 금융지주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4분기에도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할 것을 고려하고 있는 점은 변수다. 금융당국이 작년 12월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심해지자 은행권에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금융지주는 금융당국의 권고를 따라 예상을 넘는 규모의 충당금을 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전체 은행의 대손충당금은 전년 대비 약 25.5% 증가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한다면 금융지주의 실적은 전망치를 밑돌 수 있다. 현재 금융지주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최대 계열사인 은행의 부실 증가다. 지표만 놓고 보면 은행 자산건전성은 코로나19 사태가 무색할 정도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이 작년 9월 말 기준 연체율의 산술평균치는 0.24%로 작년 동기 대비 0.05%포인트(p) 개선됐다. 

 

하지만 은행의 연체율 개선은 역대급 대출로 인해 연체율의 분모 값이 크게 늘어난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작년 초부터 9월 말까지 전체 은행의 가계·기업대출 증가 규모는 1년 전인 2019년 한 해 규모 보다 60조원이나 더 많았다. 대출이 크게 늘어난 만큼 앞으로 부실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더구나 금융당국의 정책에 맞춰 총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대출 원금상환 만기일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는 부실의 ‘뇌관’으로 남아있다. 특히 이자도 낼 수 없어 지급을 미룬 대출자산은 건전성 관리에 가장 큰 부담이다. 4대 시중은행의 이자유예 신청 대출자산은 작년 9월 말 기준 약 1조5000억원으로, 전체 원화대출자산 가운데 0.15%를 차지하고 있다. 아직 비중이 큰 것은 아니지만, 올해 경기 반등 폭이 예상을 밑돌아 부실기업이 속출한다면 부실 채권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주요 금융지주가 추가 충당금을 고려하고 있는 이유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4분기에 코로나 충당금 적립 여부는 다음 달 실적발표 전까지는 알 수 없다”라며 “다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추가 충당금 적립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