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유길연 기자] 하나금융지주 주가가 새해부터 신고가를 찍는 등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 실적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나금융이 미국 민주당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고 상·하원 다수당의 위치를 차지하는 ‘블루웨이브‘의 수혜주로 떠오른 모습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의 이날 주가(종가)는 3만8150원으로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12월 30일)과 비교해 10.6% 올랐다. 이는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과 KB금융이 4.1%를 우리금융이 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하나금융 종가는 차익실현 매물이 증가하면서 전 장에 비해 2.8% 하락하는 등 상승세가 다소 추춤했지만, 여전히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블루웨이브 소식이 전해진 지난 7일에는 하루에만 4.5% 급등했다. 13일에는 장중 4만800원을 기록하며 52주만에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하나금융 주가가 오른 핵심 이유는 실적이다.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하나금융은 올해도 전망이 밝다. 블루웨이브로 인해 환율 하락(원화 강세)과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이 커지면서 하나금융이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미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바이든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정책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재정 확대 정책에 따른 달러공급 증가는 원화 강세의 주된 요인이 될 전망이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하나금융은 비화폐성 외화환산손실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하나금융은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외화부채가 가장 많아 환율에 따른 외화환산손익의 변동폭이 큰 편이다. 외화환산손익은 외화로 표시된 자산과 부채를 기말 결산일에 원화로 환산해 평가할 때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을 의미한다. 환율이 상승하면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하고, 환율이 하락하면 이익을 거두는 구조다.
하나금융이 작년 3분기까지 최대 실적(2조1061억원)을 거두는 와중에도 어려움을 겪은 부분은 외화환산손실이었다. 1분기에는 코로나19 충격으로 한때 원·달러 환율이 1280원까지 급등하면서 1091억원의 비화폐성 외화환산손실을 입은 바 있다.
하지만 4분기에는 환률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하나금융이 대규모 외화환산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에 환율 하락으로 약 1500억원 이상의 외환환산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해도 당분간 원화 강세가 점쳐지는 만큼 하나금융은 올해 환율로 인한 이익을 거둘 것으로 점쳐진다.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는 점도 하나금융의 호실적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부분이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금융지주의 주력 사업인 은행의 이자이익의 수익성(NIM)도 상승한다. 작년 하나은행은 ‘0%대 기준금리’로 NIM이 하락하면서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나은행의 작년 3분기 NIM은 1.33%로 2019년 4분기에 비해 0.08%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하나은행의 이자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하지만 올해 NIM 상승으로 이자이익이 늘면 하나금융의 전체 실적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은행부문의 성장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작년 하나금융 비은행부문 실적 증대에 큰 역할을 한 하나금융투자는 올해도 증시 호황을 타고 순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올해 인수합병으로 비은행계열사를 강화할 가능성도 남아 있는 상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이후 단기간에 자본비율을 끌어올린 경험이 있으며, 이후 모바일 앱 홍보, 저원가성수신 확대 등 목표한 바를 빠르게 달성했다”며 “올해는 NIM 상승과 증시 호황에 힘입어 작년 대비 11% 증가한 순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