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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박정원의 두산중공업 '바이든 효과' 기대...친환경 발전사업 확장

3조6000억원 상환 하는 박정원 두산 회장…두산重,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변모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분류되는 해상풍력발전…10년 후 발전규모만 100배 성장
친환경 에너지 글로벌 바람…2030년 풍력발전규모만 전년比 6배 높은 177GW
두산중공업, 국내 유일의 해상풍력 실적 보유했지만... 높은 기술·낮은 존재감은 ‘벽’

[FETV=김현호 기자] 두산중공업의 차입금 상환을 위해 자산과 계열사 매각을 시도하는 박정원 두산 회장이 친환경 사업을 강조하는 ‘바이든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변모시키려는 박 회장의 비전과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것이다. 기술개발 여부에 따라 미래가 결정되는 만큼 친환경 ‘훈풍’을 타고 박 회장이 무너진 그룹을 다시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3조6000억원 갚아 나가는 박정원, 풍력에 미래 건다=두산중공업은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을 지원 받았다. 박정원 회장은 두산타워, 골프장, 두산솔루스 등 자산과 계열사를 매각했고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함께 추진하는 등 자구안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확보한 자금만 2조원이 넘고 두산인프라코어까지 매각할 경우 차입금 상환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원 회장은 차입금 상환과 함께 전체 매출 가운데 90% 가량을 책임지는 화력과 원자력 사업 비중을 줄이기로 했다.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는 국제적 추세에 맞추지 못하면서 두산중공업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대신 가스터빈, 해상풍력, 수소, 연료전지 사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정부의 뉴딜 정책 중 하나인 풍력발전은 두산중공업의 미래를 책임지는 ‘먹거리’로 분류된다.

 

두산중공업은 상업용 해상풍력 실적을 보유한 기업으로 지난 2005년 풍력사업을 시작해 2008년, 저풍속 지역에 적합한 풍력발전기 Winds3000 원형을 개발했다. 이 발전기는 3MW(메가와트, 1MW는 1000kW)급 전력을 생산할 수 있으며 2011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해상 설치에 성공했다. 2018년에는 기술력을 5.5MW급까지 끌어올렸고 현재 서남권과 전라남도 영광, 제주 지역 등 전국에 79기, 약 240MW 규모의 풍력발전기를 공급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년 후 국내 해상풍력발전 규모는 285억 달러(약 31조 6000억원)로 12GW(기가와트)까지 확대된다. 현재 규모가 124MW인 점을 고려하면 100배 가량 성장하는 것이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높아지는 시장 수요를 책임지기 위해 한국 에너지 기술 평가원과 2022년 개발을 목표로 8MW급 해상풍력 터빈을 개발하고 있다. 정하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8MW급 터빈의 상용화 여부가 두산중공업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친환경 글로벌 화, 두산중공업 수혜 입을까=해상풍력시장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2030년 해상풍력시장은 2019년 대비 6배에 달하는 177GW까지 성장이 예상되며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2040년 이후 발전량 가운데 해상풍력이 에너지원 1위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 ‘미국산’ 풍력 발전용 터빈은 6만개까지 설치하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유일의 해상풍력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지난 10년 동안 수주한 누적금액은 66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높은 기술 장벽과 경쟁사 대비 낮은 존재감으로 해상풍력 사업이 두산중공업의 구체적인 실적으로 연결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 국내 풍력발전사업 가운데 터빈의 시장 규모는 절반에 달할 것으로 분석되지만 지난해 국산 터빈 비중은 제로였다. 두산중공업이 8MW급 터빈을 상용화하기 전까지 국내에 설치되는 풍력터빈은 모두 경쟁사 제품이 되는 것이다. 또 현재 미국에서 생산하는 공장을 가진 글로벌 터빈 기업은 덴마크 베스타스(Vestas) 미국 GE, 독일 지멘스(Siemens) 뿐이지만 이들 기업은 이미 8MW급 풍력발전기를 납품하고 있다. 또 12MW급 발전기를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풍력발전은 정부가 국가 산업으로 지정해 집중 육성했지만 대기업이 잇따라 사업에 철수하면서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은 기술발전을 포기하지 않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두산중공업은 발전설비 기업이라는 이유로 그룹이 막대한 희생을 치른 만큼 ‘풍력’이라는 에너지시장을 공략해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 혁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