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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아주캐피탈 인수...비은행 역량강화 '시동'

내년 숙원사업 증권사 M&A 추진...포트폴리오 다각화 가속

 

[FETV=유길연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아주캐피탈 인수로 비은행부문 강화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이번 인수로 캐피탈과 저축은행 부문을 한 번에 보강하면서 그룹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효과적으로 이뤘다는 평가다. 

 

◆4위 캐피탈사 인수...저축은행 편입과 1000억원 규모 일회성 이익 발생=우리금융은 23일 정기이사회를 개최하고 아주캐피탈에 대한 우선매수권 청구권을 행사하기로 결의했다. 아주캐피탈의 주식 4260만5000주를 약 5724억원에 취득한다. 우리금융은 빠른 시일내에 아주캐피탈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인수계약(SPA)을 체결하고, 금융당국으로부터 연내 자회사 편입 승인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지분인수계약이 완료되면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 지분 74%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웰투시인베스트는 지난 2017년 6월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하고 아주캐피탈 지분을 인수했다. 우리은행은 이 펀드의 지분 49%를 약 1000억원에 인수했고 나머지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도 확보했다. 

 

아주캐피탈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 6조4672억원의 캐피탈업계 4위 여신전문금융사다. 2016년 30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지만, 2017년 이후 급성장해 작년 말에는 3년 전에 비해 3배 늘어난 909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올해 상반기에도 작년 동기 대비 18.1% 급증한 564억원의 순익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 인수로 캐피탈 부문 강화하는한편 아주캐피탈 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도 손에 넣게 된다. 또 자회사 편입으로 인한 실적 증대 효과도 기대된다. 금융권에서는 아주캐피탈 인수로 우리금융은 4분기에 총 1000억원 규모의 일회성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 인수시 우리은행 펀드청산이익 450억원과 그룹 염가매수차익 550억원 등 약 1000억원 내외의 일회성 이익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사태 완화·BIS비율 상승 등 조건 개선...고심 끝에 결정=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이 프로젝트 펀드 만기인 올 6월에 맞춰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비은행부문 강화에 나설 것으로 봤다. 우리금융은 비은행부문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작년 초 지주사로 재출범한 우리금융은 그룹 전체 순익 가운데 우리은행이 90% 넘게 차지할 정도로 비은행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 이에 올해 초부터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보였다.

 

우리금융은 M&A를 위해 작년 한 해 동안 신종자본증권(영구채)를 1조원 가량 발행하는 등 자본확충에 나섰다. 또 우리금융지주는 작년 결산 배당을 앞두고 우리은행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순익의 약 90%에 해당하는 1조 3520억원을 배당금으로 받으면서 현금 확보에도 집중했다. 

 

하지만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계획이 틀어졌다. 경기침체가 이어지자 금융당국은 주요 금융지주들을 향해 외형확장을 자제하고 코로나19 금융지원에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에 유상증자를 통해 1조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등  M&A보다는 코로나19 지원을 경영 우선순위로 정했다. 웰투시의 펀드 만기도 1년 더 연장하기로 하면서 우리금융은 인수를 뒤로 미루는 듯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어느정도 안정화되자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 인수를 결정했다. 우려와 달리 실물부문의 부진이 은행의 대출자산 부실로 옮겨붙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국내 은행의 연체율은 올해 내내 사상 최저치를 유지할 정도로 자산건전성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으로부터 내부등급법 부분승인을 받아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도 올라가면서 M&A를 위한 조건도 좋다. 

 

올 6월 말 기준 우리금융의 BIS총자본비율은 12.7%로 작년 말 대비 0.8%포인트(p) 올랐다. 기본자본비율도 같은 기간 0.8%p 오른 10.7%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우리금융은 현재까지 총 9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추가로 발행하는 등 자본확충도 이어갔다.    

 

 

◆내년에는 증권사 인수?=이번 인수를 계기로 우리금융은 내년에 추가적인 M&A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금융은 현재 증권사 인수를 ‘숙원사업’으로 여기고 있다. 우리금융은 그룹 규모에 맞는 중형급 이상의 증권사 인수를 지주사 출범 당시부터 추진해왔다. 특히 최근 금융지주들이 미래 먹거리 가운데 하나로 투자금융(IB) 부문을 꼽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사 인수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 후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해 비이자이익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근 주요 금융지주들이 은행과 증권의 시너시 효과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기업투자금융(CIB) 부문 강화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우리금융 이사회 결의는 1등 종합금융그룹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비은행부문 확충 전략 계획에 따른 것이다”라며 “향후 경기 상황과 인수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가 M&A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