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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빅데이터·초개인화 승부수”...롯데쇼핑 ‘포스트 코로나’ 속도전

롯데쇼핑, 체질 개선 박차...외부 인사 수혈 이어 빅데이터 TF출범
야심작 롯데온 강화 목적, “이커머스 강화 위해 빅데이터 경영 나선다”
기획전략본부장에 외부 인사 정경운 본부장 영입...순혈주의 깼다
신 회장 귀국 후 국내 경영 현안 보고 받아...내년계획·쇄신 작업 돌입
지난 8월 황각규 부회장 퇴임 후, ‘젊은 피’ 이동우 대표 임명
롯데쇼핑 ‘최악’ 상반기 딛고 3분기 영업이익 전년 대비 증가 전망

 

[FETV=김윤섭 기자] 신동빈 회장이 두달만에 귀국해 국내 현안을 챙기며 본격적인 ‘포스트코로나’ 대응 준비에 나선 가운데 강희태 부회장이 이끄는 롯데쇼핑이 가장 빠르게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창사 후 처음으로 기획전략총괄에 외부 인사를 임명한데 이어 빅데이터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해 코로나19로 격전지가 된 이커머스 강화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신동빈 회장이 지난 8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고강도 쇄신 작업이 롯데쇼핑을 시작으로 예년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롯데쇼핑, 체질 개선 박차...외부 인사 수혈 이어 빅데이터 TF출범=유통BU는 지난 1일 강 부회장 직속 TF인 '데이터 거버넌스 태스크포스'를 공식 출범하고, 윤영선(46) 롯데정보통신 상무를 TF장 겸 CDO(데이터 최고 책임자)로 임명했다. 네이버·카카오 등 IT공룡에 맞서 '데이터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평가다.

 

롯데쇼핑은 강희태 부회장 직속으로 데이터 거버넌스 TF를 설치하고, 각 계열사에서 수집한 유통데이터를 한데 모아 맞춤형 쇼핑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윤 상무는 롯데그룹 내에서 손꼽히는 빅데이터 전문가다. 서울대 수학과를 나와 미국 예일대에서 수학과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SK와 KT에서 빅데이터 분석 팀장을 역임하며 전문성을 쌓은 그는 2018년 롯데정보통신 AI Biz센터 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롯데와 연을 맺었다. 이후 롯데정보통신 빅데이터 사업 부문장을 맡아왔다.

 

TF가 추진하는 데이터 분석의 결과는 우선 지난 4월 출범한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ON)'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데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온은 출시 당시부터 ‘검색창이 없는 쇼핑몰’을 소비자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그들이 원할만한 상품을 추천하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유통 계열사를 진두지휘하는 헤드쿼터(HQ) 기획전략본부장에 사상 처음으로 외부인사를 발탁했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내달 진행할 고강도 쇄신인사의 신호탄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기획전략본부장에 외부 인사 정경운 본부장 영입...순혈주의 깼다=롯데쇼핑은 지난 19일 HQ 기획전략본부장(상무)에 정경운 동아에스티 경영기획실장을 선임했다. 기획전략본부는 롯데쇼핑 내 유통 계열사인 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롭스 등 5개 사업부를 총괄하는 조직이다. 롯데쇼핑내 요직으로 분류되는 자리에 외부 인사를 앉힌 것은 롯데쇼핑 창사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정 신임 본부장은 1999년 신영증권 기획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보스턴컨설팅그룹, AIG 기획·마케팅, 웅진그룹 서울저축은행 감사위원, 동아쏘시오 경영기획팀장 등을 거치며 경험을 쌓았은 전략기획 전문가로 꼽힌다.

 

강 부회장은 직접 HQ 직원들에 보낸이메일을 통해 "HQ의 주요 업무에는 쇼핑사업 구조조정, 신사업 개발, 이커머스 방향 정립 등이 있다"며 "유통 경험은 없지만 전략적인 기업 경영을 많이 한 분으로 우리 조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정 본부장 선임 배경을 직접 설명해 힘을 실어줬다.

 

업계에서는 연말 정기 인사를 한달여 앞서 이뤄진 '원포인트' 인사인 만큼 신 회장의 인적쇄신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롯데그룹은 매년 12월 초·중순께 임원 인사를 진행해왔지만 올해 코로나19로 그룹의 양 축인 화학과 유통이 크게 흔들리면서 조기 인사설이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 경쟁관계에 있는 신세계그룹이 지난 15일 예상보다 빠르게 인사를 발표하면서 내년 전략 수립에 나선 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부문 인사를 단행하면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에게 쓱닷컴 대표 겸직을 맡겼다.

 

◆ 신 회장 귀국 후 국내 경영 현안 보고 받아...내년계획·쇄신 작업 돌입=롯데그룹의 조기 인사설은 올해 8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전격 퇴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룹의 2인자였던 황각규 부회장이 실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롯데지주와 롯데물산, 롯데하이마트 등 일부 계열사 대표들도 교체되면서 올 연말에도 대규모 인사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었다. 롯데가 연말 정기 인사철이 아닌 시기에 임원 인사를 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유통, 화학, 호텔, 식품 등 4대 BU장 교체설도 나온다. 강희태 유통BU장(부회장), 이영호 식품BU장(사장), 김교현 화학BU장(사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실제로 롯데그룹 올해 그룹 양대 축인 유통과 화학이 모두 부진한 상황이다. 올해 2분기 유통과 화학 부문은 영업이익이 각각 98.5%, 90.5% 급감했다. 코로나19 사태라는 특수 상황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실적이 저조 한 만큼 을 신 회장이 위기의식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그룹은 인사에 앞서 임원 평가서를 올해는 이미 추석 연휴 이전에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인사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계열사 대표 22명을 바꾸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 롯데쇼핑 ‘최악’ 상반기 딛고 3분기 영업이익 전년대비 증가 전망=이런 가운데 롯데쇼핑의 3분기 전망은 밝은 상황이다. 올해 초부터 꾸준히 진행해온 오프라인 구조조정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추석연휴, 가을 정기세일백화점·마트 업황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롯데쇼핑은 3분기 총 매출액 5조5298, 영업이익은 945억원으로 8% 성장할 것으로 추정됐다. 2분기 14억원에서 매우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실시에 따른 식료품 구매 수요 증가, 낮은 기저효과, 추석 선물세트 매출 호조 등이 복합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으로 미치면서, 국내 기존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마트 농축산물 매출이 10% 이상 증가하면서 기존점 성장률이 2%로 플러스 전환 가능할 것”이라며 “구조조정을 가장 적극 진행한 만큼 고정비 부담 축소로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