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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악사손보 매각'...신한금융 '리딩금융' 마지막 퍼즐 맞출까

인수 자문사 선정...2000억원대 인수가 부담 크지 않아

 

[FETV=유길연 기자] 악사(AXA)손해보험 인수 예비입찰이 본격화되면서 새 주인이 누가 될지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통해 생명보험 부문을 강화했던 신한금융지주가 손보업계 진출을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손해보험까지 확보하게 되면 마지막 비은행 부문 퍼즐을 맞출 수 있게 된다. 최근 진행된 대규모 자본확충과 KB금융지주와의 치열한 ‘리딩금융’ 경쟁이 인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삼정KPMG는 18일 프랑스 악사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 악사손보 지분 99.7%를 매각하기 위한 예비입찰이 진행한다. 악사손보는 국내 최초로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출시한 온라인 전업 보험사로, 지난해 보험료 중 84.3%인 6371억원이 자동차보험에서 발생했다. 작년 말 기준 자산 규모는 1조66억원, 자기자본은 2351억원의 소형 손보사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이 악사 손보 인수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악사 손보의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악사손보의 자동차보험의 누적 손해율(지급 보험금/수입 보험료)은 94.8%다. 업계에서 보는 적정 손해율을 77~80% 수준에 비해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이에 작년 당기순이익은 36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또 일각에서는 신한금융이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통해 손보 부문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악사손보 인수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도 제기했다. 손해보험 부문 계열사가 없는 신한금융 입장에서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손보 라이선스가 필요하다. 라이선스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신한생명이 8% 지분을 가지고 있는 BNP파리바카디프손보의 지분을 늘리는 등 기존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새로운 회사를 인수하는 것에 비해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신한금융이 악사손해보험 인수 자문사로 EY한영을 선정하고 딜로이트안진을 회계 자문사로 정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이 악사 손보가 적자에 빠져있지만 이미 사업을 구축해놓은 기업을 인수 하는 것이 더 이득일 수 있단는 판단을 내린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BNP파리바카디프손보는 사실상 영업을 쉬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또 손보사 운영 경험이 없는 신한금융이 계열사를 새롭게 설립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는 평가다. 

 

 

여기에 신한금융이 최근 1조원대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선 점도 인수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신한금융은 제3자 배정 방식으로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두 곳에 3913만주를 새로 발행했다. 이를 통해 신한금융이 확보한 투자금은 1조1582억원이다. 또 신한금융은 수요예측 흥행 속에서 45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593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도 발행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현재 악사손보의 인수가는 예상 가격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의 0.7배~1.1배를 적용한 2000억원 내외가 거론되고 있어 가격 자체는 부담이 없다는 지적이다. 또 1조원 대인 악사손보의 자산 규모를 고려해봤을 때 국제결재은행(BIS)자기자본비율의 예상 하락 규모도 크지 않아 건전성 악화 우려도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KB금융과의 ‘리딩금융’ 전쟁도 신한금융이 악사손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예측에 힘을 싣고 있다.

 

KB금융은 올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성공하면서 ‘숙원’이었던 생명보험 부문 강화를 이뤄냈다. 푸르덴셜생명은 인수 당시부터 ‘알짜 보험사’로 통할 정도로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에 KB금융은 지난 2017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KB손해보험과 함께 보험 라인업 구축을 완성했다. 반면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 합병시 업계 상위 4대사 탄생을 앞두고 있을 정도로 생보사 부문은 경쟁력이 높지만 손보 부문에 대한 대비는 현재로서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향후 KB금융과 비은행부문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최근 인수자문사 선정은 공식적으로 나온 매물에 대한 스터디 차원에서 인수를 검토할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다"라며 “예비입찰 결과가 나올 때 까지 인수 참여 여부를 현재로선 알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