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유길연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확정을 시작으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사 시즌이 막이 올랐다. 금융권은 호실적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결속력, 업무 연속성 등을 이유로 대부분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6일 윤 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윤 회장은 관계 법령 등에서 정한 임원 자격요건 심사를 거쳐 이사회에 회장 후보자로 추천된다. 이후 오는 11월 20일 개최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에서 임기 3년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금융권 최대 관심사는 하나금융 차기 회장 인사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실적만 놓고 보면 연임도 가능한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작년 김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2조4256억원의 순익을 거두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내부 규정에 따라 연임에 도전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진다. 하나금융 규정에 따르면 지주 회장 최고 연령은 70세다. 김 회장은 올해 69세로 내년 대권 도전은 힘들다.
이에 김 회장은 최근 후계자 양성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회장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그룹 2인자인 함영주 부회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겸 하나금융 부회장 등이다.
은행장 인사는 코로나19사태 속에서 업무의 연속성이 중요해진 만큼 교체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함께 가속화되는 디지털 전환 속도에 대응하는 등 중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 행장들의 임기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허인 행장은 국민은행을 ‘리딩뱅크’ 자리에 올린 점이 가장 큰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에도 1조2467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두면서 실적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국민은행이 철저한 리스크관리를 사모펀드 사태에 휘말리지 않은 점도 허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또 은행권 최초로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알뜰폰 상품인 ‘리브엠’을 도입한 점도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그는 작년 말 1년 임기 연장에 성공한 바 있다.
오는 12월 31일 임기 완료를 앞두고 있는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연임 가능성도 높다. 신한은행은 작년 역대 최대 실적인 2조3292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특히 글로벌 부문에서 작년 대비 16% 늘어난 3702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이에 해외 부문이 은행 전체 순익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15.9%로 역대 가장 많은 비율을 기록했다. 디지털화 부문에서도 작년 네이버와 손잡고 인공지능(AI)기반 금융서비스 플랫폼 구축에 나서는 등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외에 대규모 환매중단을 불러일으킨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 등 금융투자 상품과 관련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미스터리 쇼핑 등 자체 검열기준을 강화한 점도 눈에 띤다.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이동빈 Sh수협은행장도 임기 동안 수협은행의 성장을 이끈 것을 높이 평가 받아 연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이 외에 내년 3월 지성규 하나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등이 임기를 마친다. 지 행장은 하나은행의 최대 실적을 이끈 공으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1+2년’ 임기를 보장 받은 권 행장은 남은 기간 동안의 실적에 따라 2년 추가 임기 보장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