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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특수?...시중은행 상반기 유가증권 이익 ‘급증’

채권 매매이익 증가 힘입어 35% 늘어...저금리 효과로 풀이

 

[FETV=유길연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크게 늘었다.

 

수익성 하락 압력에 직면한 은행들이 금리 하락으로 인해 채권 가치가 오르자 이를 적극적으로 사고 팔면서 매매이익을 크게 늘린 결과로 분석된다.

   

15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 관련 이익은 80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950억원)에 비해 35% 급증했다.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작년 상반기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난 2210억원을 유가증권 이익으로 거둬들였다. 순위도 국민은행에 이어 2위로 뛰어올랐다.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1위를 지켰다. 국민은행은 작년 상반기 2560억원의 유가증권 이익을 거뒀고, 올 상반기에도 20% 급증한 3063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16% 늘어난 1879억원의 이익을 얻었다. 반면 우리은행은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유일하게 줄었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유가증권 이익은 92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7% 줄었다. 

 

 

4대 시중은행의 유가증권 이익이 늘어난 이유는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된 채권의 매매이익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4대 시중은행의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유가증권 매매이익'은 4491억원으로 작년 동기(1257억원) 대비 네 배 가까이 늘었다. 매도가능증권은 기타포괄손익 유가증권으로 분류된다.  

 

유가증권 이익은 지분증권(주식), 채무증권(채권), 수익증권(펀드) 등의 매매를 통한 손익과 각 금융상품의 시세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 주식 투자에 대한 배당금 등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유가증권은 언제든지 사고팔 수 있는 단기매매증권과 장기 보유를 목적으로 하는 매도가능증권으로 구분된다. 또 만기까지 보유할 의도가 강한 채권의 경우 만기보유증권으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단기매매증권과 매도가능증권은 매매가 수시로 이뤄지므로 폭넓은 의미의 시장가치를 뜻하는 공정가치로 평가되지만 제무상태표 상에는 각기 다른 항목으로 잡힌다. 매매가 더욱 빈번히 이뤄지는 단기매매증권은 평가이익과 매매이익은 모두 당기순이익에 반영된다. 반면 매도가능증권의 경우 기본적으로 자본 항목인 기타포괄손익 계정으로 잡혀 매매·평가이익이 자본의 증감으로 반영된다. 하지만 매도가능증권 가운데 채권의 경우 매매로 인한 손익은 당기순익으로 잡힌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채권 가치는 오르고 있다. 채권 가치와 금리는 반비례의 관계를 갖는다. 기준금리가 사상최초로 0%대로 떨어지면서 시장금리(3년 국고채) 금리도 작년 한해 동안 1.2~1.8%를 유지하다가 올해 최저 0.79%를 기록하는 등 0.8~0.9%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주요 은행들은 저금리로 인한 이자자산 수익성(NIM)이 하락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타포괄손익으로 분류되던 채권을 시장에 팔아 매매이익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은행은 수익성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NIM의 하락 뿐만 아니라 비이자이익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터진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비이자이익의 핵심인 자산관리 수수료이익을 내기 어려워졌다. 이미 4대 시중은행의 신탁 수수료이익은 올 상반기 일제히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증권 이익 극대화를 수익성 방어 전략 가운데 하나로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요 은행들이 비이자이익 가운데 중요한 사업으로 유가증권 이익을 꼽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