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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HDC 정몽규 vs 산은 이동걸, 아시아나항공 '계약금 반환' 소송전 예고

기간산업안정기금 기금운용심의회, 11일 아시아나항공 지원 방안 논의
채권단, 심의회 방안 맞춰 HDC현대산업개발에 ‘계약 파기’ 통보할 듯
정몽규, 이행보증금 환수 위해 정부와 소송 예고…2008년 한화 ‘모티브’
줄곧 재실사 강조했던 현산, “실사 문제 부각시켜 M&A 무산 책임 회피”
2008년 동국제강의 쌍용건설 인수 계약금 소송은 패소…“충분한 실사 있어”

 

[FETV=김현호 기자]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간 '아시아나항공 계약금 반환' 소송전이 예고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측의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요구를 산업은행측이 거부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사실상 물건너가 인수 계약금을 둘러싼 법적소송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폭락하자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자산 재실사 및 인수가격 인하를 요구했고, 산업은행측은 불가 입장을 보이는 등 대립각 세우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과 기획재정부, 금융위 등은 11일 기간산업안정기금 기금운용심의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재차 요구한 재실사는 채권단이 ‘불가’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에 심의회 지원 방안에 맞춰 산업은행은 이날 현산에 계약 파기를 선언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1월12일, 현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305일 만이다.

 

‘모빌리티’ 그룹 도약을 위해 야심차게 출사표를 던졌던 정몽규 HDC 회장은 계약금 반환을 위해 정부와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27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후 인수금액의 10%인 2500억원을 이행보증금으로 지급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계약금 반환 소송은 없으리라 본다”고 말했지만 ‘소송전은 기정사실화 됐다’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정몽규 회장, 2008년 한화 소송 ‘모티브’ 삼았나=지난 8월, 이동걸 회장은 정몽규 회장과 두 번째 만남 당시 “1조원에 달하는 인수금액을 인하해 주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회장은 재실사 뜻을 굽히지 않았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현산이 한화의 이행보증금 환수를 참고해 실사 문제를 부각시켜 M&A 무산의 책임을 돌리려 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산업은행은 지난 2008년, 한화와 대우조선해양 주식 9639만주를 6조3002억원에 넘기는 SPA를 체결했다. 한화는 이행보증금 3150억원을 우선 지급했지만 당시 금융위기와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실사 저지로 계약이 무산되고 말았다. 이후 양측은 이행보증금을 두고 대법원까지 소송전을 이어갔으며 한화는 이중 40%인 1260억원만 지급하게 됐다.

 

한화가 이행보증금을 일부 환수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확한 실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대법원은 “한화가 막대한 이행보증금을 지급하고도 제대로 된 실사 기회를 갖지 못했다”며 “이행보증금 전액을 몰취하는 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정부와 소송전…현산, 계약금 환수 쉽지 않을 듯=이행보증금 2500억원은 현산이 지난해 기록한 영업이익(5514억원) 대비 45.3%에 달한다. 정몽규 회장이 정부와 소송을 하는 부담이 있더라도 계약금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과거 동국제강 사례를 비춰 봤을 때 실제 소송으로 이어지더라도 현산이 쉽게 계약금을 돌려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국제강은 쌍용건설 인수전에 참여해 지난 2008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같은 해 231억원의 이행보증금을 납부했다. 이후 금융위기로 유동성 문제가 커지자 사측은 매각 상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인수가 조정 등을 요구했지만 캠코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소송전으로 이어졌다. 이후 동국제강은 “4개월 동안 충분한 자료 검토 시간이 있었다”는 법원의 판단으로 이행보증금 전액을 지급하게 됐다. 현산이 SPA를 체결한 시점을 고려하면 실사시간은 동국제강 보다 약 5개월 더 있었던 샘이다.

 

현산은 그동안 “금호사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인수상황 재점검과 인수조건 재협의를 요청했으나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공식적인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을 뿐 이에 관한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또 “인수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여럿차례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재협상 조건도 밝히지 않아 향후 법원 판단이 우호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욱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인수대금 1조원 할인 제시까지 했던 매각 주체의 의지를 고려하면 산업은행과 금호산업에 부정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