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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윤종규 KB금융 회장 ‘퍼펙트 푸르덴셜생명’ 인수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결단→전략→실행'
3연임 확실...다음 행보는 '글로벌' 전망

 

[FETV=유길연 기자] 최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사상 첫 '중간배당'을 통해 푸르덴셜생명 인수 자금 확보를 완료하고 14번째 자회사 편입 작업을 모두 마쳤다. 

 

KB금융은 올해 초부터 철저한 계획 아래 조달 비용을 최소화와 지주사 국제결재은행(BIS)자기자본비율 관리 및 출자 규제 충족 등 여러 난제를 뚫고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성공했다. KB금융의 취약점이었던 ‘보험부문 강화’에 성공한 윤 회장의 다음 행보에 대해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KB국민은행은 보통주 4억437만9116주에 대해 주당 1480원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한다고 27일 공시했다. 총 배당규모는 5985억원이다. 국민은행은 KB금융의 100% 자회사이므로 중간배당 전액은 지주사로 간다. 이번 중간배당의 목적은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공시에는 명시돼 있지 않지만 푸르덴셜생명 인수 자금 확보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로써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 자금 마련을 마무리지었다. KB금융은 지난 4월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성공하면서 ‘숙원’이었던 생명보험부문 강화를 이뤄냈다. 인수가는 총 2조3400억원으로 정해졌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주식 1500만주를 2조2650억원에 취득하고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푸르덴셜생명의 기초 매매대금과 거래종결일까지의 합의된 지분가치 상승에 해당하는 이자 750억원을 지불하기로 계약했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 자금 확보에 따른 비용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자본확충을 하기 위해 올 초부터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뿐만 아니라 선순위채, 후순위채 등 다양한 방식을 동원했다. 보통 금융지주는 BIS총자본비율과 이중레버리지비율 모두 올리기 위해 후순위채 대신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금융이 후순위채까지 발행한 것은 그만큼 최적의 자금 조달을 위한 윤 회장의 계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은 또 지난 6월에는 자사주를 활용해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세계 3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칼라일그룹으로부터 2400억원의 투자금도 이끌어냈다. 이러한 회사채 발행을 통해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한 자금으로 최대 1조900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중간배당 금액을 더하면 총 2조4985억원이 되면서 푸르덴셜생명 인수 금액을 모두 채웠다. 

 

 

특히 중간배당으로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인 이중레버리지비율 규제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자회사 총 출자금액을 지주사 개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지주사의 무분별한 차입을 통한 외형확장을 규제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정한 지표다. 금융당국은 이 지표가 130%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KB금융의 6월 말 기준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자회사 출자총액 24조2121억원, 지주사 자기자본 19조6096억원으로 123.5%를 기록하고 있다. 자회사 출자총액에 푸르덴셜생명의 지분 금액인 2조2650억원을 더하면 135%로 규제 상한선에서 5%포인트를 웃돌게 되는 상황이었다. 이번 중간배당으로 지주사 자기자본에 5985억원과 함께 지난달 14일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4000억원(운영자금 포함)이 더해지면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약 128%로 규제 상한선을 맞추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구나 국민은행의 SK(주) 지분 매각도 윤 회장의 자금 확보 전략을 돋보이게 한다는 평가다. 지난 6월 국민은행은 SK의 보유지분을 처분해 약 5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특히 당시 SK의 주가가 SK바이오팜 기업공개(IPO)로 상승세를 타고 있던 상황에서 국민은행이 주식 처분을 통해 약 3000억원의 차익을 실현하자 금융권의 관심은 뜨거웠다. 주식 처분 차익은 이익잉여금으로 잡혀 중간배당을 위한 자금 여력이 더욱 커지는 효과를 누렸다. 

 

푸르덴셜생명 인수 자금 확보가 완료되면서 인수를 위한 모든 작업도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지난 26일 금융위원회는 푸르덴셜생명의 KB금융 자회사 편입을 승인했다. 중요 인사도 이뤄졌다. 푸르덴셜생명 새 대표에 민기식 DGB생명 대표가 내정됐다. 또 새 최고재무관리책임자(CFO)에는 임근식 KB손해보험 상무를 내정했다. 

 

 

굵직한 인수합병(M&A)으로 비은행 경쟁력 강화시킨 윤 회장은 3연임이 확실시 된다. 이에 따라 그의 다음 행보가 궁금증을 낳고 있다. 금융권은 윤 회장이 ‘글로벌’에 주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중형은행 부코핀 은행을 인수 완료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KB금융은 부코핀 은행 인수를 통해 인도네시아에 종합금융그룹을 세운다는 전략이다. 비은행계열사인 KB국민카드·손해보험·캐피탈 등을 현지에 모두 진출시킨다는 복안이다. 

 

그동안 KB금융은 덩치에 비해 해외 부문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그룹 내 글로벌 부문 순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민은행 해외법인 순익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1위인 신한은행(2379억원)의 15분의 1수준인 155억원을 거두는데 그쳤다. 

 

하지만 국민은행이 작년 캄보디아 최대 소액금융기관 프라삭을 인수하면서 올 상반기 해외법인 순익이 409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KB금융은 해외 사업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